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대한체육회장 선출방법이 8년만에 간접선거에서 직선제로 바뀐다. 대한체육회는 3일 오전 올림픽파크텔에서 회장선거 규정 개정을 위한 7인 소위원회를 열고 현행 정관 14조에 명시된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삭제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의 입후보 자격은 크게 완화돼 자유 경선에 입각한 대의원 총회의 다수결 투표로 뽑힐 전망이다. 체육회는 김운용 전임 회장이 취임했던 다음 해인 94년 정관을 수정하고 후보추천위원회를 설립, 97년과 2001년 회장 선거에서 잇따라 김운용 회장을 단독 추천해 논란이 됐었다. 그러나 소위원회는 직선제로 전환하는데는 합의했지만 회장 선거규정 문구의 수정을 놓고 이견이 생겨 최종 합의를 보지 못한채 오는 9일 다시 모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장 선거 규정 수정안이 5월 중으로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거쳐 수정된 뒤 월드컵 개막이전까지 후임 회장을 선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소위원회는 최종 합의를 도출해 빠른 시일내에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를 열고 후임 회장을 뽑자는 주장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논의하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봉섭 체육회 사무총장과 유승희 한국체육회장, 이인규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서정훈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 등은 조기 타결을 요구했으나 김을교 명지대 교수와이에리사 용인대 교수 등 여성계 대표들은 미묘한 자구 수정을 놓고 지난달 25일이사회에서 부결됐던 공청회 개최를 다시 주장하는 등 신중론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소위원회를 주관했던 김정행 회장 직무대행은 "선거 규정 개정은 각계의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운용 회장이 사퇴한 뒤 두 달이 넘도록 후임 회장 인선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체육회는 선거 규정 개정을 통해 조기 선출을 주장하는 개혁파와 신중론을 이유로 '시간 벌기'에 나선 보수파의 입씨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