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극심한 물량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최근 보름동안 매일 10만주 이상을 팔아온 메릴린치의 잔여물량이 거의 바닥난데다 다음 경영진이 매도 가능성 높은 베텔스만 주식마저 사들였기 때문이다. 다음은 30일 "이재웅 사장,이택경 CTO(최고기술경영자) 등 다음 경영진이 2대주주였던 베텔스만이 갖고 있던 잔여지분 3%(40만주) 모두를 최근 사들였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최근 40% 이상 급락, 가격 메리트가 생긴데다 단기 매물화될 수 있는 해외 물량을 회수하는 차원에서 주식매입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다음 주가는 수급불균형에서 거의 탈출,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외국인 매물' 악재 해소 =다음 경영진의 베텔스만 주식 인수로 다음은 외국인 물량 부담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주가급락 주범은 메릴린치였다. 메릴린치는 지난 11일 이후 거의 매일 물량을 쏟아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런 메릴린치에 주식을 넘겼던 곳이 바로 베텔스만이다. 따라서 베텔스만의 잔여물량 40만주도 곧바로 매물화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부담이 됐었다. 이날 다음 경영진의 베텔스만 주식 매입은 이같은 악재를 제거한 셈이다. 메릴린치도 팔 주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3일 베텔스만으로부터 1백84만주(13.9%)를 사들인 메릴린치는 11일 이후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매일 10만주 이상의 매물을 쏟아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26일 현재 1백40만주 가까이 매각, 잔여물량은 44만여주로 줄어들었다. 29일과 30일 추가로 처분한 주식을 감안할 때 현재 보유주식은 20여만주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메릴린치, 손절매(?)했나 =메릴린치의 다음 지분매각 과정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은 '메릴린치가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급하게 주식을 팔았느냐'는 점이다. 실제 메릴린치는 베텔스만으로부터 주당 4만3천5백62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최근 매도단가는 3만6천∼4만1천원선이다. 주당 평균 4천∼5천원 낮게 매각한 셈으로 80억원 가까이 매각손을 본 것(1백60만주 매각 가정)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베텔스만과 메릴린치의 이면 계약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의 구창근 선임연구원은 "다음의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었던 시점이어서 메릴린치가 급하게 팔지 않았다면 주가가 급락할 이유가 없었다"며 "자금이 급한 베텔스만이 손실을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메릴린치에 매각을 의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구 연구원은 "그동안 다음 주가를 짓눌러온 수급상의 문제가 거의 해결된 만큼 주가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