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은 스포츠 축제이면서 문화축제이기도 하다. 축구경기를 구경하는 국내외 관객들을 위해 푸짐한 공연들도 마련된다. 월드컵 기간중과 전후에는 세계적인 성악가,교향악단,오페라단이 잇따라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국내 연주자들도 대형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 드럼페스티발(5월28일~6월6일 세종문화회관 야외특설 무대)은 세계인의 공통악기인 북을 매개로 화합의 마당을 펼친다. 미국의 아즈구노,스페인의 아모레스그룹,남아공의 팜빌리마림바그룹 등 20개국 타악그룹들이 참가한다. 축제 기간중 세종문화회관 뿐 아니라 인사동과 평화의 공원,여의도공원 등에서도 타악그룹들이 개별 연주회를 갖는다. 세븐스타 갈라공연(6월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원숙한 기량의 세계적 솔로이스트들이 청중들과 앙상블을 교환하는 무대다. 정명훈과 예핌 브론프만(이상 피아노) 슐로모 민츠,다이신 가지모토(바이올린) 미샤 마이스키,조영창(첼로) 유리 바쉬메트(비올라) 등 7인의 정상급 음악인들이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삼중주 제2번" 등을 연주한다.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7월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동아시아 순회연주회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다. 올해로 11년간의 임기가 끝나는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의 한국고별무대다.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영웅",말러의 "교향곡1번 거인" 등이다. 천재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이끄는 스페인 국립무용단 초청 공연(6월21-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놓칠 수 없는 무대다. 나초 두아토는 클래식발레 전통에다 현대무용을 접목해 발전시킨 공로로 2000년 국제무용가협회가 주는 최고의 안무가상을 받았다. "너무도 사랑하는 그대" 등 나초가 만든 3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세계적인 성악가 로베르토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6월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는 국내 초연 무대를 마련한다. 알라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뒤를 잇는 "신빅3테너"의 선두주자. 게오르규는 세계오페라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소프라노중의 한 사람이다. 두 사람의 무대는 국내 공연사상 가장 비싼 입장료(30만원)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초연되는 오페라 "전쟁과 평화(6월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톨스토이 원작소설을 러시아 프로코피에프의 곡으로 옮긴 작품이다. 러시아출신의 안시모프가 연출을 맡고 소프라노 이화영 이현정이 나타샤,바리톤 장유상 우주호가 안드레이역을 각각 맡았다. 2백여명의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초대형 무대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6월28~7월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기대작이다. 돈키호테보다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딸 키트리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둔 클래식 낭만 발레다. 고난도 테크닉으로 경쾌한 모습을 보여준다. 월드컵 홍보대사인 김주원과 이원국을 비롯한 국립발레단원 80여명 출연한다. 정동극장은 "관람객을 위한 돌발공연"을 월드컵 경기장 근처 플라자에서 모든 경기가 시작되기 전 20분간 펼친다. 전통무용과 사물놀이로 국내외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 계획이다. 가무악극 "연오랑과 세오녀"(6월5일-30일 정동극장)는 전통설화를 가무악극으로 창작한 무대. 동해안별신굿,베틀가,비나리,태평무 바라춤,아리아,이중창,합창 등 전통과 현대,민속과 서구양식을 혼합한 볼거리다. 이윤택이 연출하고 연희단거리패 단원이 출연한다. 이밖에 "조선왕조 궁중연회"(6월27일 세종문화회관),오페라 "시집가는날"(5월27일-29일 세종문화회관),전통예술축제(5월16일-6월29일 국립국악원) 등도 관객을 찾아간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