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9,900선 마저 무너지는등 뉴욕 증시가 속락하고 있다.


9.11테러이후 가장 어려웠던 한주를 보낸 뉴욕증시는 월요일인 29일(현지시각)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매수로 상큼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장끝 무렵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90.85포인트(0.92%) 내린 9,819.87로 1만선이 무너진지 하루만에 9,900선 고지도 잃어버렸다. 나스닥도 6.96포인트(0.42%) 떨어진 1,656.93으로 6개월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S&P500은 10.88포인트(1%) 하락한 1,065.18로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가장 낮았다.


다우와 나스닥은 4월들어 각각 5.2%와 11% 하락하는등 '잔인한 4월'을 실감케 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6천만주 나스닥이 18억2천만주였다.


주가가 연일 떨어지면서 월가는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기업수익분석기관인 톰슨 파이낸셜퍼스트콜은 2분기 기업들의 수익증가율이 이달초 예상했던 7.4% 보다 낮은 6.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초에는 2분기 기업 수익증가율이 9%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글로벌파트너증권의 수석전략가인 피터 카디요는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수익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며 "다우와 나스닥이 9.11테러이후 최저수준이었던 9,650선이나 1,420선까지 떨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을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이날 발표된 3월 개인소비와 소득도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지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었다.상무부는 개인소득과 소비가 각각 전월보다 0.4% 늘어났다고 발표했으나 투자자들의 기대보다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시장을 무너뜨린 주범은 통신주.부채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월드컴이 주당 2.35달러로 28% 폭락했다. 이에따라 월드컴은 올들어 무려 83% 하락했다. 장거리 전화서비스사업에 관한 불미스런 보도가 나온 퀘스트가 13.8% 떨어졌고 AT&T 버라이즌도 각각 3.1%와 5% 하락했다.


이익을 부풀리는등 회계분식이 문제가 되고 있는 타이코인터내셔널도 증시 하락을 부채질했다.타이코는 이날 14% 급락한 17달러를 기록,97년이후 5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타이코는 올들어 71% 하락했다.


투자등급이 올라갔거나 실적이 좋은 업체들은 주가가 올랐다. 최근 약세를 보였던 보잉은 메릴린치가 세계 민간항공기수요가 바닥을 치고있다며 투자등급을 상향조정, 5% 급등했다.그래픽용 반도체 칩 제조업체인 느비디아는 분기 주당순익을 월가 전망치(42센트)보다 훨씬 높은 45-48센트로 발표해 주가는가 17% 치솟았다. 광통신업체 업체 코닝도 "현재 주가가 적정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저평가됐다"는 배런스의 보도로 4.4% 상승했다.


한편 AOL타임워너도 3.6% 하락해 지난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듀퐁은 섬유 및 인테리어 사업부문인력의 10%인 2천명을 감원한다는 발표로 1.5% 내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