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4차 이산가족 상봉에 참가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은 27일 미리 속초에 도착, 설레는 하룻밤을 보냈다. 남측 이산가족은 애초 100명이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정인용(85)씨가 폐암으로위독한 상태여서 방북을 포기, 99명이 떠나게 됐다. 0...이산가족들은 27일 오전부터 속초 한화리조트로 찾아오는 등 들뜬 분위기였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3시까지 모이라고 했는데도 불구, 10여명이 오전에 미리 등록하고 오후 2시께에는 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이 등록을 마쳤다. 특히 정귀업(75.전남 영광군 연산면 오동리) 할머니는 26일 조카와 함께 속초에도착, 부근 여관에서 잠을 자고 27일 오전 한화리조트로 찾아오기도 했다. 정씨는 "영광에서 속초까지 너무 멀어 전날 도착해 하룻밤 자고 아침 식사도 하고 왔다"며 "51년만에 남편을 만나러 가는데 첫걸음부터 늦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0...방북단 99명은 27일 오후 숙소인 한화리조트에서 방북 교육을 받았다. 이세웅(李世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남북관계가 어렵게 회복된 뒤 첫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한번으로 그치지않고 보고 싶을 때 보고 소식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방북교육에서 금강산에서 북측 가족을 만났을 때 되도록 정치적인 대화는 피하고 가족 안부 등을 화제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0...서울에 본사가 있는 보청기 제조회사인 ㈜스타키코리아는 숙소인 한화리조트에서 귀가 어두운 이산가족들에게 개당 30만원 상당의 보청기 10개를 선착순으로나눠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용하던 보청기를 집에 두고 왔거나 귀가 어두운 이산가족들을 위해 공짜로 보청기를 나눠줬다"며 "몇십 년 동안 듣지 못한 가족들의 그리운목소리를 귀가 불편해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냐"고 말했다. 이 회사는 2,3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때에도 이산가족들에게 보청기를 나눠준것으로 알려졌다. 0...남측 방문단은 폐암 말기인 정씨가 방북을 포기함에 따라 100명을 채우지못한 채 99명이 출발하게 됐다. 한적은 27일 오전 정씨 가족이 도저히 방북할 수 없다고 알려오자 비어있는 한자리를 메우려고 대책 마련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한적은 예비후보 1순위인 김모씨에게 연락, "상봉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고 알린 뒤 북측과 연락관 접촉을 통해 협상에 나섰지만 북측은 이날 오후 "상봉 준비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공식 통보해왔다. 김씨는 출항 준비를 끝내고 속초까지 달려와 상봉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는 후문. (서울.속초=연합뉴스) 공동취재단.이충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