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경선 후보는 23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아들 의혹 사건에 대해 "제가 말할 시기는 조금 이르고, 대통령의 입장표명도 내가 판단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SBS 라디오에 출연, "검찰에서 원칙적으로 잘 처리하면 되고, 조사.처리 과정이 잘못되면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수사에 별로 의혹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대통령 아들 문제가잘 안 풀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끼려 한다"며 "내 의사를 표현하기에 이르다"고 거듭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노 후보는 `노풍(盧風)이 다소 가라앉는 느낌'이라는 지적에 "얼마간 가라앉는게 자연스러우며, 정점에 올랐다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게 인생사"라며 "그러나 앞으로 여러 정치적 과정을 예측해보면 12월 대선에서 민주당과 내가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형 비리의혹에도 불구, 노풍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노 후보는 "`노무현당신은 반드시 다르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며 대통령에 대해 규탄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남은 기간 깨끗하게 해야 해'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그는 "경선후 김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께 인사드리고 싶다"면서 "경선 전부터 후보가 되고 나면 김 전대통령을 만나인사드리고 도움을 청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고 이제 때가 온 것같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YS가 차남 현철(賢哲)씨의 정계진출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한국정치의 올바른 구도, 지역정치 극복, 민주개혁의 전망 등 대의에 대해 먼저 말씀을 나누고 이것이 풀려 국민이 기분좋으면 그 문제도 풀릴 것이고, 국민 기분이 나쁘면 그 문제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지낸 분과 하려는 사람이 만나면 작은 인간적 문제도 있을 것이며, 결코 외면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간 회동계획에 대해선 "의미있는 정치적 회동이 되려면 한국정치를 올바르게 발전시키는 쪽으로 대화가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지역주의를 고조시킨다든지 분열을 부추기고 강화하는 것은 뒷걸음질치는 것"이라고 최근의 `중부권신당설' 등을 간접 경계했다. 정계개편 추진문제와 관련, 그는 "이제 내 혼자 하는 게 아니다"며 "여건이 조성됐으니 추진은 민주당 중진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27일 전당대회에서 마무리하고 28일엔 축제형식으로 치르는 게 낫지않느냐는 희망을 갖고 있으나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끝까지 하는 게 좋다고 해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