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기증사업에 대한 인식 부족과 인센티브 결여 등으로 백혈병환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현재 골수기증희망자로 등록된 인원은 약 2만9천명. 지난 94년 골수기증등록사업이 실시된이후 한해에 3천∼4천명가량씩 기증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찬형 보건복지부 암관리과장은 "우리나라에 백혈병 림프절암 등으로 골수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매년 3천5백명가량씩 발생하고 있다"며 "기증희망자가 최소한 10만명은 넘어야 골수이식사업이 본격화될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 비해서도 골수기증사업은 극히 부진한 편이다. 미국의 경우 골수은행에 등록된 희망자가 이미 3백50만명을 넘어섰고 독일과 영국은 각각 1백73만명과 48만명의 골수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골수등록자수도 적지만 실제 이식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정대영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골수팀 대리는 "최근에 골수이식을 희망한 한 환자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HLA타입이 일치하는 사람이 골수은행데이터에 5명이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결국 모두 이식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골수이식을 꺼리는 이유는 우선 골수이식에 필요한 10일정도의 시간을 내기 힘든데다 골수이식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영희 대한적십자사과장은 "골수를 머리나 척추에서 뽑아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실제로는 골수기증자의 경우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골반뼈에서 골수를 추출하므로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