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들의 참여를 통한 공공서비스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지지기반인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는 영국 집권 노동당이 노조에 대해정부정책을 "매수"하려는 기도를 중단하라고 경고하는 등 양자간 불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트리스먼 노동당 사무총장은 29일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거액을 기부하는 개인이든 노조든 정부를 매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만약 사람들이 헌금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윤리적인정당이나 윤리적인 정부가 있을 수 없다. 노조는 역으로 돈이 정치와 연관돼있다고말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트리스먼 사무총장의 발언은 통신근로자노조(CWU)가 자신들의 우체국 민영화에대한 항의를 정부가 경청하도록 하기 위해 노동당에 대한 헌금을 앞으로 3년간 매년50만파운드(약 10억원)씩 삭감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후에 나온 것이다. 그는 또 정당에 대한 국가보조 확대를 지지하며 정치헌금의 규모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스먼 사무총장은 노동당 지도자들은 노조와의 역사적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노조와 같은 조직들의 정치헌금 규모를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과 노조간 관계는 공공서비스 개혁과 노동자권리 등의 문제를 놓고 악화일로에 있다. 소방관노조는 노동당에 대한 헌금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최대노조인 GMB는 앞으로 4년간 노동당에 대한 헌금을 200만파운드 삭감하기로 했고 유니슨 노조는 정부의공공서비스 개혁에 대한 민간참여 확대 정책 때문에 연간 150만파운드의 헌금을 재검토중이다. 또 철도해운교통노조(RMT)는 노동당에 대한 헌금문제를 토론할 올 여름 총회를앞두고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들에게 노동자 권리와 런던지하철의 장래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노동당은 매년 600만파운드를 노조들로부터 받고 있으며 현재 부채가 650만파운드에 이르기 때문에 노조의 헌금을 물리칠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CWU의 경우 내부 좌파들은 올 여름 총회에서 노동당에 대한 헌금 추가삭감 뿐만아니라 노동당 탈퇴도 밀어부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총리에 이어 노동당 내 제2인자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CWU에 대해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노조와 노동당 정부간의 불화의 골이 깊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는데 큰 역할을 해온 블레어 총리의 측근 존 몽크스 노총 사무총장마저 사임의사를 밝혀 총리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몽크스 사무총장은 최근 블레어 총리에 대해 유럽의 노동자 권리 문제와 관련,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한편에 선 것은 "엄청나게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