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운재(상무)와 국가대표팀 수문장 주전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꽁지머리' 김병지(포항 스틸러스)가 모처럼 제 몫을 다하며 부활했다. 김병지는 27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에서 열린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장,전.후반 90분을 소화하면서 여러차례의 위협적인 슛을 막아내 거스 히딩크 대표팀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병지는 특히 전세가 갑자기 터키쪽으로 기운 후반 30분 터키의 공격수 일한만시즈(베시크타스)의 가위차기를 펀칭한 데 이어 이어진 코너킥 위기에서 휘어들어오던 볼을 예의 빠른 몸놀림으로 다시 쳐내 실점을 모면했다. 김병지는 0-0 무승부를 기록한 튀니지전에 이어 최근 2게임 무실점을 기록하는등 전성기 기량을 회복, 이운재로 급격히 기울던 주전 골키퍼 경쟁 구도를 안개속으로 몰고 갔다. 김병지로서는 이날 활약으로 모처럼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던 북중미골드컵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볼을 잇따라 골로 허용했던 부진을 만회한 셈이 됐다. 김병지는 골키퍼로서는 필요충분조건인 순발력과 민첩성으로 90년대 중반 이후한국축구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1월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와의 경기 도중 드리블해 전진해 나가다 볼을 빼앗기는 돌출행동으로 한동안 히딩크 감독의눈밖에 난 불운의 선수. 이 와중에 호시탐탐 승격을 노리던 이운재는 히딩크의 두터운 신임속에 붙박이골키퍼 자리를 꿰차면서 김병지의 마음을 그늘지게 했다. 김병지는 이후 프로축구 무대에서 와신상담하며 실력을 가다듬은 끝에 지난해미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1년여만에 대표팀에 복귀했고 이날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A매치 58경기에 출장, 70골을 허용한 베테랑 김병지가 이운재와의 피말리는 경쟁속에 최후의 승자가 될 지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훔=연합뉴스) 김상훈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