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진가는 큰 경기에서 드러난다'라는 말이있다. 그런 면에서 플레이오프에서는 프로 농구 최고의 공인 스타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경험이 있는 선수에게 팬들은 물론 각 팀의 코칭스태프도 정규리그에서보다도 훨씬 큰 기대를 걸게 마련이다. 다행히도 플레이오프 2회전에 진출한 4팀에는 공평하게 한 명씩의 MVP 경력자들이 있고 이들의 활약에 따라 승부는 명암을 달리할 것이다. △ 김승현(대구 동양) - 조성원(창원 LG) 프로 선수가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김승현과 조성원에게는 더욱 분명한 이유가 있다. 올 시즌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든 김승현은 팀을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까지 이끌어 최고의 시즌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특히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팀을 신인 포인트가드가 잘 이끌 수 있을까라는 일부의 우려가 만에 하나 현실이 된다는 것은 MVP의 자존심이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올 시즌 김승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통째로 빼앗긴 지난 시즌 MVP 조성원은 김승현보다 더욱 절박한 심정이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한 템포 빠른 3점슛이 위력을 감추며 평범한 슈터로 전락한조성원은 정규리그 막판에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인천SK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는 적극적인 돌파를 앞세워 팀내 가장많은 점수를 올리며 승리의 수훈갑이 된 조성원은 2회전을 계기로 특급 슈터의 부활을 알릴 계획이다. 더욱이 객관적 전력에서 동양에 뒤지는 팀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기위해서는 그의 폭발적인 3점슛이 터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 서장훈(서울 SK) - 이상민(전주 KCC) 연세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1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코트 밖에서는 누구보다도 친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양팀의 주력 멤버로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높이(서울 SK)와 스피드(KCC)로 대변되는 양팀의 팀 컬러를 결정지을 만큼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승부의 절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98∼99시즌 MVP인 서장훈은 김승현에게 아깝게 밀려 두번째 트로피를 놓친 한을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알린다는 생각이다. 안정적인 득점은 물론이고 상대의 속공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리바운드에서도평균 이상을 해줘야 한다. 97∼98시즌과 98∼99시즌 MVP를 2연패한 이상민은 부상으로 주춤했던 지난 시즌의 악몽을 뚫고 올 시즌 토털농구의 핵으로 자리잡으며 맹활약하고 있다. 신장이 좋은 서울 SK와의 대결에서는 임재현과 맞서는 그가 유일하게 매치업의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어시스트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득점에도 가담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