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의 고교 동기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모두 90억여원이 입금됐다가 아태재단 관계자나 건설업체 등에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는 작년 11월6일 미국행 항공편을 예약했으며, 이 항공편 예약 전에 김대웅 광주고검장과 3차례 전화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해온 차정일 특검팀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1백5일간의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이 기간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등 9명을 구속 기소하고 민주당 김봉호 전 의원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김성환씨 관련 사건 등 10건을 검찰에 통보, 수사 의뢰했다. ◇ 새로 드러난 사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특검팀이 이날 "김성환씨의 차명계좌 4개와 이와 연결된 2개의 계좌 등 모두 6개 계좌에 모두 90억원이 유입됐다"고 밝힌 대목. P토건 등은 이들 계좌에 현금으로 5천만∼1억5천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모두 90억여원을 입금했고 아태재단 관계자나 건설업체 등이 이를 전액 출금해 갔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이수동씨가 작년 9월20일, 9월22일, 10월19일 세 차례에 걸쳐 김대웅 고검장과 통화했으며, 같은해 11월7일 이후에는 김 고검장 및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도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 주목되는 검찰 후속 수사 =특검팀이 이날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수사 기록을 검찰에 넘김에 따라 이제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왔다. 대검 중수부는 기록 검토 및 기초조사를 거쳐 다음달 1일 수사 주체 및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키로 했으며 수사는 중수부가 직접 맡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자세로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일부에서는 특검 수사를 뛰어넘는 성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