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4명은 24일 중반판세의 분수령인 강원 경선에서 혼신의 유세대결을 펼쳤다.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인제(李仁濟)후보가 제기한 음모론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한 반면 이 후보는 음모론을 언급하지 않는 등 추가 의혹 제기를 자제했다. 김중권(金重權) 후보는 "대전과 충남에서 어떤 후보가 몰표를 얻고, 내 고향 출신이 누구냐를 찾는 것을 보고 괴로웠다"며 "나는 보수가 안심하는 유일한 개혁세력이자 영남에서 표를 얻어올 수 있는 장본인으로 12월 대선에서 보수와 영남의 2개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정계개편론과 음모설이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한뒤 "6하원칙에 따라 음모론의 증거를 대지 못하면 판을 깨자는 것과 같다"며 "청와대와 관계된사람은 말해야 하며, 당 지도부도 이 문제를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도 "음모론은 증거가 없으면 즉각 취소해야 하고, 시기가 대단히 부적절한 정계개편론 주장도 중단돼야 한다"면서 "국민경선을 이뤄낸 사람으로서 판이 깨지는 것을 막고 재집권을 위해 온몸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모든 잘사는 나라들이 젊고 유연한 지도자로 바꿨다"며 "힘없는 지역인 강원도와 힘없는 사람인 정동영이 힘을 합쳐 새로운 미래를 열자"고 호소했다. 노무현 후보는 "음모론은 광주시민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들고 나와도 시원찮을 일을 당내 후보가 들고 나오는 것은 판을 깨고 자살골을 넣겠다고 당원을 협박하는 것이냐"며 "한번도 용서하지 않는 우리 국민이 두번 용서하겠느냐"고 이 후보의 경선불복 문제를 들어 역공했다. 노 후보는 또 전날 충남경선에서 히틀러와 페론을 거론하며 자신을 공격한 이후보에 대해 "히틀러와 페론은 선전 선동과 모략을 일삼는 독재자"라며 "나는 경선에 불복한 적 없고, 음모론을 얘기하거나 누구를 배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인제 후보는 음모론을 언급하지 않은채 "어떤 후보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한다고 하나, 얼음은 녹을때가 더 위험하고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혼란이 더 무서운법"이라며 "나는 국가보안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평화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며 노 후보의 이념성향을 공격했다. 이 후보는 또 "어떤 분은 정권이 영남과 호남만 왔다갔다 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내가 충청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 강원도에서 아무리 탁월한 인물이 나와도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돌풍은 백해무익한 것이며, 오늘 이자리에서 돌풍을 잠재워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유세에서 김 후보는 고향인 울진이 과거 강원도 땅이었다는 점, 노후보는 원주와 인제군 원통면에서 군대생활을 했다는 점, 이 후보는 강원도에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같은 '인제군'이 있다는 점, 정 후보는 '힘없는 지역과 인물의 단합'을 주장하며 각각 강원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 정 후보는 강원도를 강원랜드 중심의 종합 위락단지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모든 후보들이 낙후된 강원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약을 밝혔다. mangels@yna.co.kr (춘천=연합뉴스) 맹찬형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