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레저용차)왕국으로 불리는 기아자동차는 최근 출시된 도시형 지프 "쏘렌토"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은 카니발 카렌스의 호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최근 미국 유럽 중국 등 3개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전략을 세분화하고 2005년까지 2백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미국=작년 전체 수출물량 59만9천대의 39% 가량인 23만4천대가 미국시장에서 팔렸다. 이는 전년보다 39.3% 늘어난 것이며 미국 시장 전체의 점유율을 1.3%까지 끌어올린 수준이다. 올해 수출목표는 25만4천대.기아는 미국 경제상황이 아직 불투명해 시장 전망이 그다지 밝지는 않지만 목표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의 현지 판매량도 3만4천83대를 기록,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기아는 특히 작년에 진출시킨 카니발II(현지 판매명 세도나)의 성공에 이어 최근 내놓은 쏘렌토에 크게 기대를 걸고있다. 쏘렌토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미국 현지 고객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기 때문에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미국법인(KMA)관계자는 "리오 스펙트라 옵티마 스포티지 세도나에 이어 고품격 지프인 쏘렌토가 가세함으로써 기아 브랜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주력 수출차종을 승용차 보다는 RV중심의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전환해 수익성 향상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치중할 계획이다. 전략차종은 디젤엔진을 얹은 카렌스II와 쏘렌토로 이들 차량의 올해 수출목표는 12만대.이 가운데 쏘렌토 디젤모델(2천5백cc)은 유로III 등 현지의 배출가스 규제기준 등을 분석해 2005년부터 시행되는 유로IV 기준을 목표로 제작됐다. 기아는 미국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딜러망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스페인 이태리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에 광역 딜러를 모집하고 현지 밀착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구현키로 했다. 중국=지난해 11월 중국 3대 자동차집단인 둥펑기차집단과 자본 제휴에 관한 조인식을 갖고 현지 합작법인인 위에다-기아자동차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승용차 사업을 본격 전개키로 했다. 위에다-기아는 지난 1996년 이후 객차위주의 생산.판매만 허용돼왔으나 이번에 승용차 전차종으로 생산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중국시장 진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위에다-기아는 현재 5만대인 생산규모를 30만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 WTO에 가입하면서 취약한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산업 10차 5개년 계획을 발표,오는 2005년까지 소규모 자동차 공장들을 통폐합해 몇개의 대형 회사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기아가 둥펑과 자본제휴를 체결함에 따라 이같은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중국의 자동차 대기업과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지적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