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부총재가 22일 부총재직을 전격 사퇴함으로써 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내에서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만나 부총재직 사퇴의사를 표명하고 오후 보좌관을 총재실로 보내 사직서를 제출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하 부총재의 보좌관이 오늘 오후 정태윤총재비서실 부실장에게 사직서를 전달했다"면서 "5.10 전당대회에서 실시될 부총재경선에의 출마 여부는 본인이 곧 밝힐 것"이라고 말해 부총재 경선에도 불참할 것임을 시사했다. `측근정치' 폐해와 `쥐새끼' 발언 논란 등으로 당 `정풍운동'을 주도해온 미래연대 등 당내 소장파와 중도 주류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하 부총재가 결단을 내림으로써 당 내분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또다른 `측근'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배(金杞培) 양정규(梁正圭) 부총재는 전화통화에서 "사퇴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한 당직자는 "하 부총재가 어려움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안다"면서 "이번 당직 사퇴는 작금의 사태에 모든 책임을 혼자 지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빠르면 내주께 당내분 수습을 위한 특단의 추가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비주류인 이부영(李富榮) 의원의 제안처럼 현재의 부총재단을 해산하고 주류와 비주류를 망라하는 비상대책위를 구성, 당을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미래연대 소속 의원을 포함, 소장파 의원들을 5.10 전당대회때 부총재직에 출마시켜당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연대는 하 부총재의 사퇴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나머지 `측근' 2인의거취문제에 대해 "추후 논의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미래연대의 입장정리여부가 향후 당내분 수습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헌(李性憲) 공동대표는 "하 부총재의 어려운 결정을 환영하지만 이것이 종착점은 아니다"고 말했고, 탈당설이 나돌았던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미래연대의목표가 당 쇄신이었던 만큼 하 부총재의 이번 결정이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당개혁조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