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차례차례 이동하고 있다. 이동 경로는 투신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의 펀드를 통한 위탁운용(아웃소싱)방식을 밟고 있다. 투신권이 최근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는 것은 이같은 튼튼한 자금줄과 무관치 않다. 은행 보험사들도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주식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연 기금등 기관이 주도한 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대이상의 기관장세가 연출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중단될 경우 주가는 금명간 900선을 넘어 1000선 고지 탈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 나돌고 있다. ◇연기금,왜 주식인가=권경업 대한투신 채권운용본부장은 "경기회복세로 금리가 오르자 채권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말 연 5.71%였던 3년만기 국고채금리는 지난주말 연 6.44%까지 급등했다. 시가평가를 적용하는 일부 채권형펀드는 이 기간중 손실을 볼 정도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은 자산의 90%가량을 채권으로 굴리고 있다. 따라서 최근 금리상승세는 연기금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노동부가 1조5천억원규모의 고용안정기금을 채권형펀드에서 혼합형펀드(주식비중 20%)로 전환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연기금의 향후 계획=국민연금은 연초 계획된 아웃소싱 자금(6천억원) 가운데 2천5백억원을 이번주에 증시에 투입한다. 직접 투자도 확대키로 했다. 사학연금은 금주중 7백억원 가량을 투자자문사에 맡길 예정이다. 이세우 사학연금 주식운용 팀장은 "지난 1월에 나간 7백억원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이미 한차례 추가로 투입했으나 향후에도 주식투자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5백억원을 넣은 교원공제회는 이번주 9백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목표수익률(13∼15%)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면서 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은 1천억원을 아웃소싱키로 하고 1차로 이달중에 5백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은행·보험사도 주식비중 확대=하나은행은 지난달 5개 투자자문사와 손잡고 성장형펀드 판매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달들어 국은투신뿐 아니라 미래에셋 템플턴투신의 주식형펀드까지 판매하고 있다. 농협 신한 기업 한미은행 등도 아웃소싱을 통해 주식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생보사들도 주식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승호 신영투신 주식팀장은 "기관의 자금유입 속도와 성장형(주식 1백%까지 투자가능)보다 안정·혼합형(20∼60%)을 선호하는 점을 보면 자금유입의 초기국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자금이 한꺼번에 유입되지 않고 차례차례 줄지어 들어오고 있는 점도 기관화 장세가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최영권 동양투신 주식팀장).미래에셋 손 대표는 "본격적인 자금유입이 시작되지 않는 개인자금까지 가세할 경우 기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기관이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