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으로 인해 25일 오전 '출근전쟁'이 벌어진데 이어 퇴근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는 '귀가전쟁'이 벌어졌다. 26일에도 극심한 출근길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경인선(구로~인천) 경수선(청량리~수원) 경원선(청량리~의정부) 등 국철 구간마다 승객이 너무 몰려 전동차들은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했다. 이들 노선은 평소보다 47%나 승객 혼잡률이 더 높았다고 철도청은 밝혔다. 또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으로 퇴근하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 외곽으로 빠지는 주요 간선도로에서는 차량들이 서행과 지체를 거듭했고 일부 구간은 주차장으로 변했다. 경인고속도로와 경인국도, 시흥대로 등에서는 오후 7시부터 차량들이 시속 5km 미만의 거북이 운행을 했고 시외버스 터미널과 직행 좌석버스 승강장에도 평소보다 2~3배 많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쳤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신도림역에서는 평소 4~5분마다 상.하행선을 지나는 전철이 15분마다 1대꼴로 3배 이상 배차간격이 길어져 일부 승객들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신도림역 사무소측은 배차간격이 길어지자 오후 7시30분부터 용산행 3번 승강장과 수원.부평행 4번 승강장의 셔터를 내린 채 승객들의 통행을 막았다. 구로역과 신도림역 등 역 주변에서는 도심으로 진입하거나 경기 안양 시흥 등지로 빠져 나가려는 시민들이 정류장마다 줄을 길게 늘어선 채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청량리역와 용산역 등 의정부 방향 사정도 마찬가지. 특히 의정부 방향의 경우 평소 2~3분이면 도착하던 전동차가 파업 돌입 이후 3배 이상 늘어난 10~15분 만에 역에 들어와 승객의 짜증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인천행 전동차가 신도림역 내에 정차하며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승객들이 열차에서 한꺼번에 나오면서 김모군(6)이 정차된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다리가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지방행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승객들이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몰리면서 부산과 제주 광주 대구 울산 등 주요 노선의 탑승률이 평소보다 20∼30% 가량 높아졌다. 강남.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도 철도 승객들이 고속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대거 몰리면서 터미널 승객 대기실 등은 평소보다 크게 혼잡한 모습이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경부선 서울∼대전, 서울∼대구, 서울∼경주 구간을 중심으로 좌석수 대비 승객수가 평소 50∼60%에 비해 90% 이상으로 늘어나 자리를 꽉 메웠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