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에게도 기업들의 화의절차처럼 파산이 아닌 '갱생제도'의 도입이 추진된다. 또 앞으로 금융기관들이 부동산담보 가계대출시 평가비율을 낮추고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지도가 강화되며 무소득자에게 신용카드를 남발하는 카드사는 최고 영업정지에 처해지게 된다. 정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세종클럽에서 윤진식 재정경제부 차관주재로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정책방향을 결정했다. 윤 차관은 "기업들의 경우 문제발생시 바로 파산하지 않고 화의 등 절차가 있는데 비해 일반인은 이같은 제도가 없다"며 "가계부채급증에 대비해 파산없이 채무 등을 조정할 수 있는 갱생제도의 도입을 법무부와 협의,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차관은 또 "현재 가계대출은 금융시장안정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며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7%로 100%이상인 미국,일본에 비해 높지 않다"고 전제하고"그러나 가계대출로 발생가능한 위험의 차단을 위해 부동산 가계대출시 대출할 수 있는 평가비율을 보수적으로 잡고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평가비율과 대손충당금의 적정수준은 앞으로 금감위가 결정할 방침이다. 또 가계부채의 무분별한 급증을 초래하는 무소득자 카드발급, 본인동의없는 카드발급 등 카드남발행위에 대해 최고 영업정지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대응하고 우량신용정보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금융시장동향에 대해 윤 차관은 "주가는 오르고 금리는 안정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국면"이라며 "특히 지난 9.11 테러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달들어 회사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금감위가 제시한 벤처관련 금융비리대책과 신용불량자 대책, 재경부가 준비한 배당제도개선책 등은 관련부처간 큰 견해차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