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과 만찬회담 등 세 차례에 걸쳐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양국관계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후 북미관계가 긴장속에 빠져든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회담결과는 앞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제기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억제 및 재래식무기의 후방철수 문제와 그 해결방안, 북미대화 재개문제 등이 이번 회담에서 어떻게 정리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9일 오후 부시 대통령과 함께 방한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막후접촉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대북문제 시각차를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라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WMD와 재래식무기 문제를 양국간의 긴밀한 공조 아래 대처한다는 기본인식을 공유하면서 대북 햇볕정책을 유지,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한다는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국제적인 대(對) 테러방지에 전폭 협력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경의선 남측 종단역인 도라산역을 함께 방문,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이 서울답방을 이행하는 등 대화에 응해올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한을 계기로 미북및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 정권과 김정일 위원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은 방한기간에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북 언급 수위가 주목되며, 북한을 자극하는 돌출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19일 일본 참의원 연설을 통해 국제테러 척결의지를 강조한뒤 방일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간다. (서울=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