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사를 짓는 학사농군이 뒤늦은 사과 연구로 농학석사 학위를 받게 됐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 대곡리 산자락 1만1천6백여㎡에서 7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류종현씨(43)가 주인공이다. 류씨의 석사논문 제목은 '후지/실생(實生) 사과나무의 하수(下垂)된 결과지(結果枝) 굵기에 따른 적정 착과수 규명'. 경희대 대학원에서 오는 20일 농학석사 학위를 받는다. 이 논문은 후지 사과나무의 가지 굵기에 따라 어느 정도 사과를 달리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규명한 것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단순한 학문적 이론보다 실제 현장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류씨는 지난 83년 충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충주 시내에서 전자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95년 친구의 과수원을 찾아 사과 수확을 도와주다 사과 농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현재의 과수원을 인수,사과 재배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과수 기술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그는 97,99년 세계 최고의 원예 기술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를 찾아 연수를 받았으며 단국대 농축수산물 유통 전문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2000년 대학원(원예학 전공)에 입학한 뒤에도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찾아 사과에 대한 선진 영농기술을 익히는 등 주경야독을 통해 이번에 석사 학위를 얻는 류씨는 곧바로 같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입학한다. 류씨는 그동안 충주 지역의 사과 재배 농민들로 구성된 '충주사과 발전회' 총무를 맡아왔으며 충주사과 선농회 작목반이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데도 앞장서는 등 지역 농업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다. 친환경 저농약 재배 인증을 획득하고 저비용 고효율로 부농의 꿈을 착실하게 일궈가고 있는 류씨는 전국 최고의 사과 재배 농민으로,또 사과 분야에 대한 최고의 학문적 지식을 갖춘 농학박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충주=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