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외자유치 책임을 둘러싼 현대 계열사간 소송에서 일부 패소한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증권 사이에 책임공방이 불붙고 있다. 1심 재판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공동전선''을 펴온 양사는 ''일부패소''로 판결이 나자, 이구동성으로 항소의사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쁜 모습을 연출했다. 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하이닉스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현대투신 주식을CIB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거래에 따른 모든 부담을 현투 인수를 주도한 현대증권이지겠다는 서면약속을 받고 이뤄진 것"이라고 현대증권측에 모든 책임을 돌렸다. 하이닉스는 이어 "현대증권과의 관계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좀더 면밀히 검토, 가까운 시일내에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혀 현대증권을 상대로도 직간접적인 법적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증권측은 내달초 항소의사를 밝히는 한편으로 하이닉스측이 현대증권보다 더 많은 손실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50%, 하이닉스.현대증권.이익치 전 회장이 50%씩 나눠서 책임을 지는게 합리적"이라며 "게다가 하이닉스는 외자유치 당사자이고실질적인 수혜를 얻었기 때문에 현대증권보다 손실을 더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그러면서 현대중공업 청구소송과 관련 확정판결이 나온 뒤 하이닉스측과도 손실분담을 놓고 언제든지 법정공방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와 현대증권간 법정공방이 본격화될 경우 공동피고로 지목된 이익치 전현대증권 회장에 대한 책임범위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불법적 외자유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사실이 인정되면 적잖은 금전적 손실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높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문화상 전문경영인이 오너의 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위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문경영인 ''개인''에게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