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23일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가 예금보험공사 전무로 재직할 때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상대로 대출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포착,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산업은행이 문제의 보물발굴사업을 도중에 인수한 이용호씨 회사인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과정에 주간사를 알선하는데 이형택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여부 등도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씨가 재작년 11월 보물발굴 협정서를 처음 체결하기 8개월여 전인 2000년 초부터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에 보물발굴 사업 타당성 조사와 지원을 요청한 단서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캐고 있다. 특검팀은 이씨가 지난 2000년 1월 중순께 오승렬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현해군 참모차장)을 만나 보물발굴사업에 해군장비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씨를 이르면 24일 소환, △관계기관에 보물발굴사업 지원을 요청했는지 △이용호씨의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 △그 과정에 금감원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에 관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보물발굴 사업 과정에서 이씨와 이용호씨 보물발굴사업자 등 간에 모두 세차례에 걸쳐 지분 협정서가 체결된 점에 주목, 지분협정 내용이 변경된 경위 등도 파악하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씨는 2000년 11월 발굴사업자 오모씨 등 3명과 ''매장물 발굴협정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수익의 15%를 받기로 약정했다. 이 지분은 3개월 뒤인 작년 2월 이용호-오씨-허옥석씨간 3자 계약때나 이용호-오씨간 2자 계약때도 유지된 사실이 특검조사결과 밝혀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용호씨의 핵심 로비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D신용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가 검거되기 직전 자신의 비밀 금전거래 내역이 담긴 플로피디스크를 20대 중반의 한 여인에게 건넨 사실을 확인, 이 여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