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계에 파산한 에너지기업 엔론사의 로비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상징인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까지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일자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해 11월13일 엔론사가후원하는 `공공부문 업적상(DPS)''을 수상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청렴하기로 유명한그린스펀 의장이 사려깊지 못하게 처신했다며 비판했다. 뉴스위크는 그린스펀의 행동은 마치 공중위생국 장관이 `메어리 장티푸스상''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꼬았다. `메어리 장티푸스상''은 지난 1900년대 초 미국에서 50여 명을 장티푸스에 감염시켜 3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악명높은 메어리 맬론을 풍자하는 상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그린스펀이 DPS상을 받은 시점은 엔론사가 5년 동안이나 분식회계를 해온 사실을 시인해 비난받기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또 시상식 몇 주일 전에 케네스 레이 엔론사 회장은 신용등급 평가 회사들에 압력을 넣어 자사의 등급조정을 유리하게 해달라고 그린스펀에게 요청했다 거절당했었다. 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상을 받은 것과 관련, 그린스펀의 공보담당 측근은 그린스펀이 1년 전에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DPS 상을 받도록 한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린스펀은 1만달러의 상금을 거부했으며 연준도 기관에 주는 1만5천달러의 상금을 받지 않았다고 이 측근은 말했다. 베이컨 장관은 걸프전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쿠웨이트 내에서 엔론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컨설턴트를 맡은 바 있으며 그가 이끄는 공공문제 연구소(IPA)는 2000년에 DPS 상을 받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