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구해준 미군 병사가 나를 잊지 않고 편지까지 보내 줘 무척 반갑습니다." 14일 노근리 사건 당시 미군 제1기갑사단 7기갑연대 2대대 중박격포중대 소속 상병 조지 얼리(68.미 오하이오주 톨레도 거주.당시 16세)씨로부터 사과편지를 받은 총상 피해자 서정갑(63.충북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씨는 "나를 구해준 미군 병사가누구인지 알고 싶었는데 이제야 궁금증을 풀었다"고 말했다. 11살 되던 해 부모를 따라 피란 길에 올랐다 노근리 현장서 미군의 공중폭격과사격을 받고 양쪽 허벅지 등에 3발의 총상을 입은 서씨는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두 손을 머리에 얹고 미군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정신을 차려보니 미군병사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서씨는 또 "당시 나를 진료했던 의사가 그 병사를 가르키며 ''당신을 여기까지데려온 사람''이라고 소개했지만 경황 중에 감사의 인사도 못했다"며 "편지에 동봉된얼리씨의 사진을 보니 그 때 인상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할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총상까지 입은 피해자로 영국 BBC 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는데 50여년 만에 생명의 은인을 찾는 계기가 될 줄은몰랐다"며 "얼리씨에게 감사를 전하는 답장과 함께 나의 건강한 얼굴이 담긴 사진을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얼리씨는 최근 영국 BBC방송의 노근리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서씨의 인터뷰장면을 본 뒤 당시 부대원에 의해 총상을 입은 그 소년임을 알아 보고 서씨에게 사죄의 편지를 보냈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