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유통공사는 작지만 내실있는 공기업이다. 공공성이 높은 일부 핵심 기능을 제외하곤 모든 업무를 민간에 위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98년부터 매일유업 등 7개의 자회사를 지속적으로 떼냈다. 지난 9일 마지막 자회사였던 한국냉장을 쇠고기 수입업체인 아이델리에 4백20억원에 매각함으로써 한국유통공사는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자회사를 1백% 민영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농산물유통공사의 경영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미국 테러사건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가 위축된데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이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이로인해 한국 김치의 수출 열풍이 주춤해진데다 국내 구제역 파동으로 잘 나가던 돼지고기 수출도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공사는 이같은 악조건에 굴하지 않고 여러가지 대안을 모색했다. 일본으로 편중된 돼지고기 수출 활로를 필리핀 러시아 등으로 개척하며 4천8백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채소 화훼 과실 등 원예작물의 수출은 세계 박람회 참여 등을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2000년보다 16.5% 늘어난 2백11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화훼의 경우 지난해 8월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백합 수입물량중에서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63%를 차지했다. 네덜란드산을 제치고 당당 1위를 기록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가까운 미래에 쌀 개방 등으로 농가소득이 위협받을 것을 대비,올해 농수산물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같은 이유로 올해 개최되는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행사에 기대하는 바도 크다. 각 대회마다 유망수출품목 전시홍보관을 경기장 주변에 확보해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국산 농수산물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수출국 소비자에 대해서도 국산 농산품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일본 유럽 미국 등의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판촉활동을 전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김진배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은 "급변하는 국제 농산물 교역환경에 대응하려면 우리 농수산물의 세계화와 일류화가 급선무"라며 "농수산물의 수급 안정과 수출경쟁력 제고,유통효율 향상 등을 통해 우리의 뿌리인 농수산업을 지켜가는 국민의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