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7월 정부는 공공부문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기업 민영화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기업성이 강한 공기업은 민영화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취지였다. 당시 포항제철은 민영화 최우선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다른 공기업과 달리 시장경제 원리가 최우선시 되는 국제무대에서 무한경쟁을 벌일만큼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공익성보다는 상업성이 강한 기업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포철은 정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를 정착시켰다. 민영화 이전부터 모든 이해관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깨끗한 투명경영을 통해 착실히 대비해 왔던 덕분이다. 포철은 지난 99년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진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독기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Global Professional Management)를 도입했다. 이사회 구성원 15명중 과반수가 넘는 8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한층 강화했다. 그 아래에 전문분야별로 특정안건을 사전에 심의하는 전문위원회를 설치했다. 98년말부터는 약2년6개월에 걸쳐 추진한 제1기 PI(업무혁신)를 통해 공기업 시절의 낡은 관행과 제도를 바꾸는데 주력했다. 사소한 용어 하나에서부터 업무시스템과 경영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고객중심및 고객지향으로 혁신했다. PI를 토대로 디지털 경영체제인 포스피아(Pospia)도 성공적으로 가동시켰다. 최고경영자(CEO)인 유상부 회장은 이렇게 개선된 기업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리는데 온힘을 쏟았다. 99년부터는 직접 주주앞에 나서 기업설명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IR 웹사이트등을 통해 각종 경영정보와 최신 주요이슈도 투자가들에게 정직,정확,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국내 기업에선 전례가 없는 대변인 제도를 도입해 회사의 주요 현안을 주1회씩 정기적으로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포철은 민영화와 함께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정도경영,공정하고 깨끗한 투명경영,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제시했다. 철강업 중심의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고 "적정생산,최대이익"체제로 전환해 높은 경영성과를 실현하고 있다. 포철은 이런 노력이 결실을 이루게 되면 세계적인 철강경기 불황속에서도 생존가능성(Sustainability)이 가장 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