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시각이 그다지 밝지 않다. ''미국경제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의 평가와는 달리 ''미국의 경제대통령''인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이달말 FRB의 금리정책회의에서 12번째 금리인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경제단체회의에 참석, "경제가 이제 막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회복세가 지속될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끝나고 있다는 일시적인 조짐들이 있긴 하나 그 조짐들이 확실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경제가 단기적으로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직면하게 될 위험 요소들로 기업이익및 투자부진, 실업자 증가로 인한 가계소비 위축을 들었다.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경제 전반에 대해 논평한 것은 작년 10월17일 의회에 출석해 9.11 테러로 인한 미 경제 상태를 설명한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의장의 경기진단이 예상했던 것보다 비관적이라며 오는 29~30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린스펀 의장의 경기진단이 낙관과 비관으로 교차돼 있지만 비관쪽으로 약간 더 치우쳐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린스펀 의장이 경기 회복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50%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의 다소 비관적인 경기진단으로 이날 다우지수는 80.33포인트(0.8%) 하락한 9,987.53으로 마감, 3주일만에 다시 1만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