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차세대 승용차를 위해 8년간 15억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연비 높은 휘발유 연료 승용차 개발 계획을 뒤로 하고, 수소에 기초한 연료전지 승용차, 이른바 `자유 차''(Freedom Car)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에너지부 및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9일 보도했다. 스펜서 아브라함 에너지 장관이 디트로이트에서 발표하는 이같은 지원 계획은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부 연소형 엔진을 궁극적으로 공기 속의 산소와 수소를 이용하는 연료 전지형 엔진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보호주의자들과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계획을 반기고 있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이번 계획이 단기적이면서도 훨씬 까다로운 기존 승용차 및 스포츠 겸용 차량의 연비 향상 문제를 도외시한 모호하고 장기적인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연료 전지가 상업 생산되기 위해서는 10~20년이 걸릴 것이라고지적하고 있다. 8년간 15억달러의 보조금이 지불되는 기존의 고연비 휘발유 엔진 개발 계획은 갤런당 80마일을 달릴 수 있는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지난 1993년 제기된 것으로, 앨 고어 전(前) 부통령은 이 계획이 기술면에서 아폴로 우주 계획에 비견되는 것이라고 옹호하는 한편 15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3대 메이커가 그동안 보조금 가운데 약 10억달러를 소진하면서 갤런당 최소한 70마일을 달릴 수 있는 엔진 모델을 개발한 것은 물론, 공기역학 및 경량의 혼합물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3대 메이커는 아직 갤런당 80마일의 연비를 갖는 차량을 상업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와 트럭들의 연비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스포츠 겸용 차량의 경우는 21년내 최악의 연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아브라함 에너지 장관은 9일 디트로이트에서 개막될 북미 국제 자동차 쇼에서 발표할 연설문에서 새 계획이 "우리 국가 에너지 정책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외국 석유 의존도 감축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동차 및 트럭 연료와 관련된 수많은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라면서, "우리는 몇몇 자동차 모델에 적용될수 있는 에너지 효율성 높은 부품을 개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너지부에 따르면 ''자유 차'' 계획은 제조업체들에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 차량 개발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문가들은 8일 명백한 목표가 없다면 이번 계획이 미국의 점증하는 석유 의존도를 경감에 기여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자유차 계획은 8일 `디트로이트 뉴스''지를 통해 공개됐으며 이날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15%~39%까지 치솟았다. 미 행정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오는 2003년 예산안이 발표되는 다음 달 이전에는 이번 계획에 따른 비용 문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 연비는 일반 승용차가 갤런당 27.5마일, 픽업을 포함한 경트럭과 스포츠 겸용 차량이 20.7마일 등 10년 이상 변함이 없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