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 올해 흑자 낸다 .. LG전자 천덕꾸러기 美법인서 효자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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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자회사인 미국 제니스(Zenith)사가 지난 95년 LG로 인수된 후 처음으로 올해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덕주 제니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3억달러를 달성하고 이익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서 인수한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던 제니스는 지난해만 해도 매출 2억5천만달러에 1천2백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사장은 특히 "지난해 15% 미만이던 디지털 제품의 판매 비중을 올해 50%로까지 대폭 늘릴 것"이라며 "연간 2백만대로 예상되는 미국 디지털TV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1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서킷시티 등 대형 가전유통 체인점과의 거래를 확대하고 브랜드 마케팅 비용으로 2005년까지 1억5천만달러를 투자,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구조 개선과 관련,그는 "올해는 제니스가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디지털TV용 VSB(미국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칩 제작기술을 놓고 TV 및 칩 제조업체와 협상을 벌여 로열티(기술료)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VSB관련 로열티만으로도 연간 1억달러 이상의 특별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TV제조업체에 로열티 청구와 관련된 공식 문서를 발송,가격 협상에 임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제니스는 지난해 아날로그TV용 튜너 제작과 관련한 로열티로 3천5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앞으로는 디지털TV 시장의 성장과 함께 로열티 수입이 제니스 수익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95년 3억5천만달러를 투자,제니스를 인수했으나 구조조정에 실패해 막대한 손실을 입는 등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해외 인수 실패사례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후 생산시설은 폐쇄하고 연구개발(R&D)과 마케팅 기능만 유지하고 있으며 시카고 본사와 뉴저지 판매법인에 2백50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