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종합주가지수가 위를 향해 쉼없이 내달리면서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4일 장중 한때 750선을 돌파하는 초강세장을 연출했다. 지난해 12월24일 이후 7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호전된 경제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반도체 가격이 연일 오르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에 바탕을 둔 '1월 랠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국인은 사흘동안만 5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 중심세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기관도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상승장에 가세, 쌍끌이 장세가 다시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경기회복, 수급상황, 재료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져 '실적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호전되는 경제지표 =최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옛 구매관리자협회 NAPM) 지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발표된데 이어 전경련의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제조업지수는 전달의 44.5보다 높은 48.2로 2000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이 조사 발표한 올 1월 BSI도 105.1로 두달 연속 100을 넘어섰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발표된 11월중 산업생산과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등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경기가 보다 빨리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나온 지표들은 경기가 회복 국면에 어느 정도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가 어느 정도로 얼마나 빠르게 살아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 흐름은 다소 빠른 경기회복을 염두에 둔 상승으로 판단된다"며 "경기 회복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주가 상승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면서 투자 주체들이 속도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급 호전에 따른 상승세 =4일 거래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나흘연속 2천억원 이상의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이를 거뜬히 소화해내 지수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현재 장세가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 힘입은 면이 강하지만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긍정적인 시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선취매가 나타나면서 강세장이 펼쳐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와 금융주가 주도하면서 상승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팀장은 "짧은 기간에 급하게 올랐다는 부담이 있다"며 "종합주가지수 750선 위에서는 투자 주체들이 부담을 느껴 한차례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쪽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뒷받침되고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지 않는 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전망 및 투자전략 =기관의 매수세가 대부분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수인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행보가 최대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 중 상대적으로 견실한 한국 시장에 대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이머징마켓내 한국의 수익률이 브라질 등에 비해 뒤처져 이를 만회하는 과정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해서만 특별하게 매수 강도를 높였다기 보다는 지난해 9월 이후 세계증시 동반 상승흐름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스닥지수를 기준으로 볼 때 2,200선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더라도 최근 주식을 내다판 개인들이 대체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잇따른 호재로 잠시 묻혀 있던 환율 불안은 여전히 악재 요인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통계적으로 볼 때 엔화 약세가 3개월 후부터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 2월 이후에는 엔화 약세가 악재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정환 SK증권 선임연구원은 "우량주와 비우량주, 업종대표주와 차선주간의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매매보다는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전자 업종과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금융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