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뉴욕 테러와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였다. 이 두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뉴욕 테러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고,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무분별하게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등 국제화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면 매우 잘못된 것이다. 테러분자들의 세계무역센터 공격은 세계시민에 대한 도전이고,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의 결과이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둘 다 망했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미국 때문도 국제화 때문도 아니다. 바로 자신들이 잘못했기 때문이다. 이 두 사건이 망한 근본적인 이유는 변화와 발전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테러분자들은 자신들의 교리만을 고집함으로써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가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외국자본은 끌어들였지만 경제정책은 구태의연한 비효율과 부패가 만연했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많고 보기싫은 것도 많지만,그래도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실제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계속 좋게 발전하고 있다. 가끔 힘든 일이 생기는 것도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교훈으로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경제 호황만 지속된다면 생산과 소비 모든 면에서 흥청망청하게 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해치게 된다. 이럴 때는 불황이 되어 이자율을 높이는 등 경제 허리띠를 졸라매 한계기업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필요없는 소비를 줄여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뉴욕 테러사건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테러가 20년쯤 후에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지금도 생화학 또는 핵무기 테러의 위험이 큰데,20년 후라면 과학기술의 발달로 어마어마한 테러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보다 철저한 대 테러 준비를 해 이런 큰 사건이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테러사건으로 부정적 사고나 허무주의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세상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잘 볼 수 있는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생각을 잘하는 것이다. 둘 다 안하면 위의 두 사건처럼 실패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는 생각은 잘 하는데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는 학술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은 조금 비현실적이고 답답한 사람으로 취급되기 쉽다. 책에 있는 내용보다는 어디서 들은 얘기,확인된 정보보다는 미확인된 정보를 말하는 사람이 좌중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 찾기에 급급하고,그 문제의 근본원인을 심도있게 공부하지 않는다. 정부의 고급관리나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남의 말을 10분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다. 공부와 생각은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토머스 에디슨은 천재의 속성 중 1%만이 순수한 생각,즉 영감(Inspiration)이라고 했다. 조금 과장은 됐지만 성공을 생각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훌륭한 교훈을 주고 있다. 존 록펠러가 말하기를 경영이란 보통사람들을 최고로 능력있는 사람들처럼 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최고의 사람들과 기술을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철저한 벤치마킹은 생각만이 아닌 공부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공자께서 종일 먹지않고 밤새도록 자지않고 생각을 했으되 얻는 것이 없었으니 학문하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공허하지만,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운 것이다.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21세기에는 과학기술 경영기술 세계관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는 따라갈 수 없다. 전문서적 또는 전문가로부터 깊이있는 지식을 습득하여야 한다. 공부를 부담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변화와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보는 마음을 갖고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cmoo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