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새해에 시설투자를 줄이되 연구개발(R&D)투자는 늘려 "디지털 경영"을 가속화해나가기로 했다.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점을 감안해 각 계열사별로 미래 승부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새해 사업전략의 목표를 "내실 및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현금흐름 중시 경영"으로 정한 것도 고부가가치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핵심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구본무 LG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엔 불투명한 요소가 많아 긴장을 풀어선 안된다"며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경계하면서 정도경영을 충실히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밀한 계획을 통해 착실히 기초를 다져나가면서 미래에 대비하라는 주문이다. LG는 새해 매출목표를 지난해(잠정) 97조원보다 6.2% 늘어난 1백3조원으로 책정했다. 또 시설투자는 지난해(4조7천억원)보다 25.5% 줄어든 3조5천억원,R&D투자는 11.8% 늘어난 1조9천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새해 경상이익 목표는 3조4천억원으로지난해보다 4천억원 늘려잡았다. 주요 계열사들의 새해 사업계획을 보면 LG전자는 한국과 미국 등지의 디지털시장 선점과 함께 첨단 정보통신장비의 사업경쟁력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매출목표는 지난해(16조4천억원)보다 10% 이상으로 책정했다. 설비투자는 작년(8천억원) 수준을 유지하되 디지털 분야와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하고 R&D투자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조2천억원으로 잡았다. LG전자는 국내에서 PDP TV,초대형 프로젝션TV,완전평면TV 등 디지털TV제품과 디오스냉장고 패키지에어컨 김치냉장고 등의 첨단 가전제품의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또 차세대 정보통신 장비사업을 위해 CDMA 및 GSM 단말기와 장비사업의 매출 극대화에 주력하고 특히 초고속 동영상 컬러휴대폰도 앞당겨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회사분할을 단행한 LG화학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새해 매출액은 작년(4조7천4백64억원)보다 10%가량 늘려 잡았다.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소재 등 승부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는 늘리되 신규설비 투자는 축소키로 했다. LG화학은 올 하반기쯤 유화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중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유럽 동남아 등지로 다변화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전체 매출액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리튬폴리머 전지,편광판,투명ABS 등 미래전략사업의 비중을 오는 2005년까지 47%로 높일 계획이다. LG상사는 종합상사로서의 사업구조에서 탈피,수출은 플랜트 분야 등에 집중하고 산업용 원자재와 IT 등의 수입유통과 패션사업 등 내수유통 전문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새해 매출목표는 19조8천억원으로 작년보다 6.5% 늘려 잡았다. 수출은 13% 늘어난 1백30억달러를 달성할 방침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