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론] 연기금과 기업지배구조 .. 오이겐 뢰플레 <사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이겐 뢰플레 <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 사장 > 부실한 기업지배구조는 자산의 비효율적인 활용,취업률 저하,경제 저성장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 기업지배구조라는 문제의 핵심은 경영진과 주주들 사이의 이해충돌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주들은 그들이 소유한 주식의 시장가치 극대화에 관심 있는 반면,경영진은 자신들의 이익 혹은 명성이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 마음대로 경영할 수 있는 자산을 극대화하고,외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다. 만약 한국에서처럼 한명의 주주,혹은 하나의 주주그룹이 적은 주식지분으로 사실상 기업을 지배할 수 있다면,거기에는 또 하나의 이해충돌이 있다. 지배 주주들은 소액 주주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최대한 늘리고자 한다. 지배 주주들은 이득은 1백% 누리고,관련 비용(시장가치의 손실)은 그들의 지분율 범위 내에서만 부담한다. 이러한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절한 기업 관련 법규와 주식시장 당국의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시장의 통제기능이 법규를 보조해 주어야 한다. 적대적 기업인수에 대한 위협과 비효율적 기업파산의 위협이 기업통제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한다. 하지만 아마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자본시장인 미국에서조차도 큰 규모의 적대적 기업인수는 그다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적대적 기업인수는 큰 위험이 따르고 성사시키기도 어렵다. 수년 동안 경영진이 기업을 망치거나 착취한 후에야 비로소 적대적인 기업인수가 이뤄진다. 이 때에도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한 기업인수 프리미엄은 이전 주주들의 손실을 완전히 회복시켜 줄 수는 없다. 따라서 끊임없이 기업과 경영진을 감독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경영진을 감독할 만한 자원과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연기금이나 대규모 보험사,펀드 운용사와 같은 기관투자가들이다. 미국에선 1997년까지 1천대기업 전체 발행 주식의 60%를 기관투자가들이 운용했다. 대규모 기관투자가들은 기업의 경영진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대개는 그들의 지분을 매각 할 수 없다. 기관투자가들의 소유 지분이 너무 커서 그들의 지분 매각은 가격을 더 하락시킬 것이기 때문에,혹은 벤치마크 고려 사항들 때문에 지분을 계속 보유해야만 한다. 기관투자가들이 부실하게 경영된 기업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영을 감독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첫째,기관투자가들은 높은 투자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필요성에 몰려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관투자가들은 동료들을 비판해야 할 경우 동료들로부터 받을 사회적 압력을 피하려 하거나 혹은 아예 관련된 일을 피해버릴지도 모른다. 둘째,많은 나라에서 연기금은 가장 큰 기관투자가다. 한국에서는 그 예로 국민연금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기금이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되거나 국회 또는 다른 공공 기관으로부터 부적절한 감독을 받고 있다면,연기금은 기업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연기금 또한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가 없다. 연기금 운용은 펀드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반드시 뛰어난 투자전문가들이 펀드를 운용해야 하고,이들의 봉급은 공무원이 아니라 투자업계가 기준이 돼야 한다. 자산 배분,외국인투자 등에 관한 투자 규제는 정치적인 고려 사항들이 아닌 국제적인 최선의 관례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물론 펀드의 성과는 면밀히 감시 감독되어야 한다. 공공기금 감독위원회에는 정부 직원,노동자 대표가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위원회는 전문투자컨설턴트들로부터 꼼꼼한 조언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연기금과 같은 대규모 기관투자가의 존재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의 예가 보여 주듯이 정치적 목적으로 공공연기금을 이용하는 것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오히려 향후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월간남친과 청년 정책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골라서 만날 수 있다. 레지던트, 검사, 아이돌 스타 등 직업도 다양하다.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월간남친’의 기본 설정이다. 월간남친은 드라마 속 ‘가상 연애 구독 서비스’의 이름이다. 구독료가 월 50만원으로 꽤 비싸지만 데이트 상대 선택지가 900명에 이른다. 최근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에서 한국 1위, 글로벌 1위에 올랐다.부서 회의 시간에 어쩌다가 이 드라마 얘기가 나왔다. 50대 부장이 젊은이의 트렌드가 궁금했는지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뭐냐고 물었다. 30대 초반 사원의 답이 흥미로웠다. “가상 연애에선 상처를 안 받잖아요.” 드라마 속 가상 연인이 그렇게 말한단다. “나는 절대로 너에게 상처 안 줘.”이성 관계에서 받는 상처는 꽤 깊고 아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상 연애라니. 어쩌다 우리 젊은이들이 감정적 상처가 두려워 가상 연애 스토리에 빠져들게 됐을까. 그 배경에 대해 생각하던 중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전해 준 이야기가 떠올랐다.5년 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한 아이가 축구 경기 도중 넘어져 크게 다쳤다고 한다. 아이 부모가 자기 아이를 넘어뜨린 아이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하겠다고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 교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축구 금지. 현재 근무 중인 학교는 운동회를 무승부로 끝낸다고 한다. 승패가 갈리면 진 편의 아이들이 패배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같은 이유로 졸업식에선 아무에게도 상을 안 주거나 모든 학생에게 상을 준다. 아이가 다치지 않고, 마음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은 역설적으로 상처에

    2. 2

      [랜드마크 대 랜드마크] 프랭크 게리가 추구한 21세기 건축의 비전

      노아의 방주가 맞다. 프랑스 파리의 불로뉴 공원 한쪽에 자리한 루이비통 미술관을 처음 본 순간, 그것은 유리로 만든 거대한 배였다. 항구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배의 정면이었다. 낮은 숲으로 둘러싸인 공원에 곡면의 유리 외피로 둘러싸인 우뚝 솟은 건물은 우리를 세상의 일과 근심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이끌어주는 노아의 방주였다. 그것은 영혼을 씻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하는 재탄생의 기지였다.이 건물을 의뢰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원래 루이비통의 명품 철학보다는 영업력을 중시한다는 평을 받는다. 그가 이 건물을 프랭크 게리에게 의뢰했을 때 그의 주문은 “저를 위해 뮤지엄 건물을 지을 땅을 보러와 주세요”였다. 이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은 루이비통을 위해서라는 뜻은 아니었다.루이비통과 헤네시의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 배척된 루이비통 일가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사각형의 가방과 LV의 로고로 대표되는 이미지는 이 건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프랭크 게리라는 건축가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건축형식인 자유로운 곡선과 비정형의 은유만이 비친다. 아르노 회장은 그것을 원했을 것이다. 새로운 기업의 이미지를 이끌어갈 새로운 건축, 그리고 항해할 배, 그것은 게리의 작품 성향과 맞았으며, 1억유로에서 8억유로로 공사비가 증액됨에도 불구하고 추진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독특한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프랭크 게리는 캐나다에서의 어린 시절 할머니 집의 어항에 든 잉어와 장난을 치며 지내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말다툼 끝에 아버지를 주먹으로 쳐 쓰러뜨려 아버지가 후유증을 앓자 따뜻한 미국 LA로 이사해 택배기사를 하

    3. 3

      [김영수의 디코드 차이나] 탈중국 넘어, 용중(用中)의 시대로

      중국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이 부쩍 늘었다. 1920년대 유럽풍 건축물이 즐비한 거리인 우캉루 등 주요 명소엔 트렌디한 차림새의 한국 젊은이가 자주 눈에 띈다. 여행객만이 아니다. ‘딥시크 쇼크’ 이후 중국 혁신 현장을 찾는 기업인과 정치인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중국에 아직 기회가 있는가?” 中 배제한 공급망 동맹은 한계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탈중국 행렬이 이어졌다. 컨트리 리스크(국가 위험)는 현실화했고, 중국 기업의 역습이 시작됐다. 현대자동차, 삼성 스마트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대륙을 호령하던 시절은 아득해졌다. 여기에 미·중 경쟁 격화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을 배제한 시장과 공급망 재편 등의 영향 속에서 모두가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중국에 밀리던 배터리 기업에도 기회가 왔다. 미국 자동차 빅3 기업과 수십조원대 합작 계약을 맺었다.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5년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자 빅3는 배터리 합작부터 칼을 댔다. 포드는 한술 더 떠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을 라이선싱했다. 냉혹한 경제 논리 앞에 ‘탈 중국 공급망 동맹’은 한계를 드러냈다.결국 본질은 경쟁력이다. 모두가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외칠 때, 새로운 협력 모델로 판을 바꾸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피하는 대신 냉정하게 역이용하는 ‘용중(用中)’의 지혜를 통해 시장·공급망·혁신, 세 축에서 조용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국내 기업 휠라(FILA)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재공략 중이다. 중국 스포츠 브랜드 안타(Anta)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사업 운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