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장수 60대 할머니가 3년째 불우이웃을 돕는 쌀을 기탁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서정리에 살고 있는 정명달 할머니(68)가 그 주인공. 정 할머니는 25일 1백20만원 상당의 쌀 20㎏짜리 30부대를 불우이웃에 전달해 달라며 곤양면사무소에 기탁했다. 평생을 생선장수로 어렵게 살아온 정 할머니는 지난해와 99년에도 면내 어려운 가정에 나눠 달라며 1백만원 상당의 쌀을 맡겼었다. 사천시에서 열리는 장날을 찾아 어판장에서 받아온 생선을 길거리에서 팔고 있는 정 할머니는 시골의 작은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하루 3만∼4만원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고정적이지도 않은 수입으로 혼자 살기도 힘든 할머니이지만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 쌀을 사기 위해 수입이 있는 날이면 1천∼2천원을 모으고 있다. 곤양면사무소측은 이 쌀을 면내 소년소녀가장인 박모군(17)과 강모양(17) 등 30명에게 전달했다. 정 할머니의 이같은 사랑은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만을 생각하는 현대사회에 '손자를 때리는 사랑의 회초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 할머니는 "자신의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이웃의 고충을 이해하고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아 왔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