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에서 발생한 K은행 권총 살인강도 사건에 사용된 총기는 3.8구경 권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이번 사건 범인들이 지난 10월 일어난 경찰관 권총 탈취사건 범인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22일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사건현장과 숨진 김 모(45) 과장의 몸에서 수거된 탄두 2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정밀 감식한결과 3.8구경 권총의 탄두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0월 15일 0시 10분께 대전시 동구 송촌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순찰중이던 노 모(33) 경사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실탄 4발과 공포탄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 1정을 도난당한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현재 경찰과 군 장성급만이 3.8구경 권총을 사용하고 있으나 군에서는 권총을 분실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 같은 가능성을 더욱 높게 하고 있다. 만일 이번 사건 범인들이 경찰관 권총 탈취사건과 동일범으로 밝혀질 경우 경찰은 권총을 분실한 책임에 이어 범행 도구까지 제공한 셈이 돼서 파장은 엄청나게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범인들이 범행 당시 쏜 실탄은 모두 3발이며 공포탄은 없었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앞서 사건발생 당일 오후 7시 10분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황금빌딩지하 주차장에서 범인들이 타고 달아났던 경기 65러 5432호 검은색 그랜저XG 승용차를 발견, 지문감식 작업을 벌였으나 범인들이 달아나면서 지문을 모두 지우는 바람에 별다른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범인들은 미리 지하 주차장에 다른 차량을 대기해 놓았다가 차를 바꿔 타고 달아난 것으로 보여 이미 대전 및 인접 지역을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차량이 발견된 장소가 사건 현장에서 불과 1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어서 사건발생 직후 경찰이 대대적으로 벌인 9시간여 동안의 차량 수색작업을 무색케 하고 있다. 차량번호 역시 경찰이 당초 전국에 수배했던 경기 2버 5427호가 아니어서 경찰의 초동조치에 허점을 드러냈다. 한편 범인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K은행 둔산지점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이 은행 용전동지점 김 모(45) 과장에게 실탄 3발을 쏴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