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텍사스와의 입단 합의로 메이저리그 진출 8년만에 연 1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초특급 투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합의금액으로 알려진 '5년간 7천만달러(연 1천4백만달러)'는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1천5백45만달러),마이크 햄턴(콜로라도 로키스·1천5백12만달러), 케빈 브라운(LA 다저스·1천5백만달러), 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1천4백75만달러)에 이어 투수연봉 랭킹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를 통틀어도 숀 그린(LA 다저스·외야수)과 더불어 공동 13위에 해당하는 위치다.


박찬호의 기대치인 1천5백만달러선에는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특히 시즌 중반 박찬호의 몸값이 2천만달러선으로 전망됐던 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액수다.


하지만 올 FA시장이 얼어붙은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에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찬호는 1급 투수의 명예와 함께 거부의 위치에도 올라서게 됐다.


7천만달러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백10억원으로 하루 5천여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기업 부장급의 연봉을 하루 단위로 벌어들이는 셈이다.


랜디 존슨,커트 실링 등 30대 후반의 투수들이 정상급에 올라있는 점을 감안하면 5년 후 박찬호의 몸값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제 텍사스 레인저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된 박찬호는 경기운영면에서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지명타자제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투수는 타석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박찬호는 투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


반면 대부분 거포들인 지명타자들과 대결해야 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한다.


내년부터는 아메리칸리그 MVP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신예 거포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 등과 정면 대결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레인저스의 막강타선은 박찬호에게 큰 힘이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 '물방망이 타선' 때문에 늘 속을 태웠지만 레인저스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라파엘 팔메이로,이반 로드리게스 등 강타자들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되는 이반 로드리게스와 호흡을 같이한다면 박찬호의 투구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