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순위는 이제 네티즌들의 성향과 인터넷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검색어를 통해 인터넷에서 가장 "뜨는" 장르와 인기 콘텐츠 등 네티즌들의 성향을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www.naver.com)가 최근 발표한 올해의 인기 검색어에는 유행에 민감한 네티즌들 성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난 11월까지 "넥서치"를 이용한 네티즌들의 최고 인기 검색어는 "리니지"였다. 또 "디아블로""포트리스"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올해도 가장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는 게임이었음을 증명했다. 2위를 차지한 "엽기"는 지난해 네이버 인기 검색어 집계 순위에서도 3위를 차지해 엽기 돌풍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5위는 CF 모델로 데뷔한 국내 플래시 애니메이션 캐릭터 "졸라맨"이 차지했고 대표적 엽기 캐릭터인 "엽기토끼"는 11위에 올랐다. 최근의 심각한 실업사태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아르바이트"(16위)와 "취업"(19위)이 상위권에 올랐으며 "이력서"도 78위를 차지하는 등 인터넷을 활용한 취업관련 정보검색 욕구가 적지 않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극성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 덕분에 "안철수연구소"가 검색어 순위 39위에 올랐으며 "주민등록생성기"(49위) "과자"(70위:악의적인 해킹을 의미하는 crack-cracker에서 유래)도 눈에 띄게 순위가 상승했다. 부문별 인기 검색어들은 올 한해 동안 국내외에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반영하고 있다. 뉴스검색어 1위는 가수로 변시한 섹시스타 "정양"이 차지한데 이어 "황수정"(4위) "하리수"(5위) "백지영"(8위) "이태란"(14위) 등이 상위권에 올라 어느해보다 연예인 관련 스캔들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 박찬호(6위) 김병현(15위)도 상위권에 랭크돼 해외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미국 테러 사태에 대한 관심도 뉴스 검색어 순위에 반영됐다. 9월부터 등장한 "미국테러"는 순식간에 7위를 차지했으며 "빈라덴"은 18위,"탄저균"은 43위,"아프카니스탄"은 46위 등으로 단기간에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김보경 검색팀장은 "영화 부문 검색에서 무료영화 등의 검색어가 인기를 얻고 있듯이 네티즌들이 좀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검색어를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특정 검색어의 등장및 소멸과 인기순위 변동을 보면 시대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을 만큼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