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ee@kumhoenc.com 어떠한 사회,어느 조직이건 그 울타리 내에는 항상 카리스마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본래 카리스마란 종교적으로 '성령의 특별한 은총'을 의미하나 이를 사회과학적으로 확대 해석해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초자연적·초인간적 재능이나 힘을 일컫는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이러한 카리스마적 기질을 갖춘 사람들은 리더십이 강하고 조직의 흥망을 좌우한다고 통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만 살펴봐도 카리스마의 위용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패티 김은 노래하면서 청중들을 끌어들인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카리스마가 너무 지나쳤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그룹은 한 사람의 카리스마에 의한 추진력으로 우리나라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카리스마가 너무 지나쳐 오히려 언로가 차단돼 버렸다. 그래서 결국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아닐까. 초창기 상상할 수 없는 기적적인 일들을 많이 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결국 중간에 개혁시점을 놓친 케이스가 됐던 것이다. 요즈음 회자되고 있는 모그룹의 흥망사도 살펴보면 비슷하다. 흥할 때는 언로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 쇠퇴할 때는 카리스마도 먹혀들지 않을 정도로 언로가 차단되고 모두가 제각각이지 않았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적 기질을 지녔다 해도 어떠한 일이건 처음부터 나중까지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리스마적 기질로 인해 처음에 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시대와 사회가 자꾸 변화하는 데도 불구하고 변화의 시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는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것이 지나쳐서 개혁의 흐름을 타지 못할 정도는 아니어야 한다. 과거 아테네 도시국가 시대에 투표에 의해 국민들의 1백% 지지를 받은 사람을 리더로 선택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기본이고 또 정당한 절차를 통해 진리를 찾았던 것 같다. 일방적으로 한 사람의 카리스마에 치우치면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카리스마는 존재해야 된다. 다만 그것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중용의 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