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NYT 개고기 보도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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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포트리.맨해튼에서 조지워싱턴 다리를 건너자마자 있는 '길목'이라 유동인구가 많다. 서울의 한 동네를 연상시킬 정도로 한국음식점들이 즐비하다.
그중 하나 '방가네'라는 식당이 있다.
흑염소 전문인 이 식당은 요리법이 한국의 보신탕과 흡사하다. 보신탕에 들어가는 양념을 똑같이 넣어 개고기의 맛을 비슷하게 느끼게 해준다.
간판아래에 '보신탕 전문'이란 문구도 써 놓았다.
개고기가 금지된 미국땅에서 나름대로 고향을 생각하게 해주는 곳이다.
뉴욕지역에는 '방가네'같은 식당이 상당수 있는데 이들이 요즘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시즌'인 여름철이 지나서도 아니고 9·11 테러의 여파도 아니다.
최근 뉴욕 한인사회의 최대논란이 되고 있는 '개고기 전쟁' 때문이다.
줄거리는 이렇다.뉴욕의 워너브러더스(WB) 텔레비전방송이 한달전쯤 '사람이 개를 문다'는 제목으로 한인교포들이 개고기를 먹는다고 보도했다.현지 교포언론들은 한달내내 이 파문을 1면 머리기사로 취급하며 '오보'임을 격렬하게 항의했다.실제 WB 보도내용의 요리는 개고기가 아닌 코요테요리로 확인됐고,방송국측도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교포들은 완전한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있다.개가 한 식구 개념인 이 사회에서 '개를 먹는 민족'은 정상적인 취급을 못받기 때문이다.
교포들은 이미 학교와 직장에서 야만인 소리를 듣고 있다.한국상품 불매운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방가네 같은 업소의 출입을 꺼리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다행이라면 그 동안 주요 언론에서 이 '파문'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뉴욕타임스지가 13일자에 거의 한페이지 전체를 할애,'한국인들이 개를 먹는다'는 기사를 보신탕집 사진과 함께 서울발로 대문짝만하게 보도했다.
한국인의 식문화를 나름대로 이해하려 했지만,그러나 '개를 먹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주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개고기 논란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교포들의 주름살을 더 늘게 만들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