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신증권이 지난 1996년 판매한 "대한글로벌공사채2호펀드(DGBT2호)"가 아르헨티나 국채가 편입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원리금을 떼일 위기에 놓였다. 이 펀드의 만기가 17일로 임박했는데도 대한투신증권은 투자자를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가 13일에야 투자자들에게 상환연기를 공식 통보했다. 대한투신운용 한동직 부사장은 이날 "아르헨티나 국채를 편입한 합성채권(SEMB NOTE)의 발행자인 JP모건이 지난 7일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라며 원리금 지급을 거부했다"며 "대투는 아르헨티나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한 것이 아니고 채무재조정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에 JP모건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신증권은 14일 뉴욕에서 이 문제를 놓고 JP모건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지만 최악의 경우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어 문제 해결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DGBT2호'는 국내에서 8천만달러(당시 약 6백68억원)를 모집한 뒤 해외에서 5천6백만달러를 차입해 총 1억3천6백만달러로 운용됐고 이 중 4천만달러는 국내 채권에,나머지 9천6백만달러는 JP모건이 발행한 합성채권에 투자했다. 문제의 이 합성채권은 아르헨티나 국채를 80% 편입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가 채무재조정에 들어가면서 이 채권을 부도채권으로 볼 것이냐가 JP모건과 대투 사이의 분쟁의 핵심이다. 이 펀드엔 국내 법인 등 2백10여 곳이 가입해 있다. JP모건의 주장이 관철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은 원리금 전액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 대한투신증권이 손실을 안고 원금을 대지급할 수도 있지만 이는 투자신탁 상품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는 게 대투의 입장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