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37
수정2006.04.02 06:41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11일(현지시간) 반탈레반 세력과 투항 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의 대(對)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종전으로 치닫고 있다.
아직 빈 라덴과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가 잡히지 않고 있으나 아프간 전쟁은 사실상 상황이 끝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영 연합군이 지난 10월7일 아프간을 공습한지 2개월여만이다.
그러나 미국이 24억달러를 사용하는 등 연합군측은 그동안 아프간 전쟁에 30억달러를 웃도는 전비를 쏟아부어야 했다.
폐허가 된 아프간을 재건하는데 드는 비용만 해도 향후 5년간 최고 2백5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아프간은 오는 22일 하미드 카르자이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5년여의 탈레반 통치시대를 공식 마감한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3대 전략과제를 제시해 이라크 등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 막대한 전비(戰費) =미국의 아프간 전쟁 비용은 지난 10월7일 개전 이후 약 24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워싱턴대학의 고든 애덤스 안보정책연구 프로그램 소장은 "이번 전쟁에 미국이 지출하고 있는 국방 경비는 월 12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간 전쟁 비용은 1백50억∼2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다른 국가들의 전비 분담에 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지만 영국 일본 호주 등도 이미 수억달러 이상씩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에 이름에 따라 아프간 재건을 위한 복구 비용의 조달 문제가 국제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앞으로 5년간 아프간 재건 비용이 65억∼2백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 앞길 험난한 아프간 =파슈툰족 지도자 하미드 카르자이가 이끄는 아프간 과도 정부는 6개월간의 시한으로 출범한다.
이 기간동안 안정된 정치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과도 정부의 장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종족과 군벌의 이해관계가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종족들은 과도 정부의 각료 의석중 파슈툰족 11석, 타지크계 8석, 하자라계 5석, 우즈베크계 3석씩 각각 차지했고 그밖의 소수세력에 3석이 돌아갔다.
파슈툰족은 아프간내 최대 종족으로 신정부 건설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의 북부동맹이 다수의 각료를 차지해 견제하고 있다.
또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 파키스탄 등 인접국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 =부시 대통령은 11일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한편 그들에게 자금 지원을 하는 테러망을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말하고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테러 지원세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밝혀 확전 가능성을 또 다시 내비쳤다.
미국의 구체적인 공격 목표로는 탄저균 테러의 배후로 지목당하고 있는 이라크가 거론되고 있다.
또 소말리아 예멘 수단 등은 알 카에다의 테러 캠프가 있거나 암약하고 있어 미국의 집중 감시를 받아 왔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