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하는 "G.I.조" 인형은 토이저러스 매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 음악 게임 등을 이용한 교육용 놀이기구 "페어런츠 플레이&런"은 소매점인 타깃에서만 판다. 미국의 대형 소매점에서 이같은 "독점판매" 전략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유는 "가격전쟁"을 피하려는 소매점과 일정 물량의 판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급업체간 이해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할인점들은 더 많은 어린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기 품목에 대해선 출혈을 감수하고 가격을 내렸다. 고객이 인기있는 장난감을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이 높는 의류와 사탕 등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전략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수익감소로 이어졌다. "독점" 장난감을 확보하면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다. 다른 곳에서는 팔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도 짭짤하다. 일반 상품의 판매수익이 20~35%인데 반해 독점 장난감은 40~50%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올해 미국내 장난감 매출은 소폭 위축될 전망이다. 전미장난감제조업협회(TMA)는 올해매출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해리포터""몬스터"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해 "포켓몬" 등의 열풍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독점 판매상품은 불황속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이저러스는 올해 독점상품이 전체판매액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엔 12%,99년엔 5%에 불과했다. 앞으로 2년안에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30개 이상의 독점 상품을 확보해놓고 있다. 미국내 1천4백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KB토이스도 독점상품 비율을 대폭 높여왔다. 2년전 10%였던 독점상품이 지금은 28%에 달한다. 가장 잘 팔리는 장난감도 독점상품인 "댄스 디바"다. 독점상품 전략이 장난감업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 소매점도 잇따라 독특한 독점상품을 도입하고 있다. K마트의 유명한 잡화 브랜드인 "마사 스튜어트 에브리데이"가 대표적인 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설계한 집안 잡기도 타깃에서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독점상품이 "독(毒)"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독점상품은 보통 광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독점계약을 맺은 소매점이 홀로 광고해야 한다. 또 일반 재고상품들은 제조업체가 다시 회수하기도 하지만 독점상품의 경우 거의 회수하지 않는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원하는 상품을 사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