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成勳 < 중앙대 교수 / 동북아연구원 이사장 > 세계 4대 무역대국인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해 거대시장의 개방을 반기는 견해와 위협적인 경쟁자로서 자못 두려워하는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중국이 양자 및 다자간 협상과정에서 약속한 가입조건은 ①비관세장벽의 철폐와 2004년까지 평균관세율 17%로 인하 ②기타 농산물의 평균관세율을 15%로 인하하고,공산품은 8.9%로 인하 ③해외기업의 내국인 대우 ④이중가격체제 폐지 ⑤2천여가지의 관련 국내법규 개정 ⑥서비스 금융 증권 보험 유통 통신 관광 조선 건설 교육 등 5년후 전면 개방 ⑦외국인 투자기업에 부과해오던 부당한 의무조건 취소 ⑧감축대상 농산물의 국내보조 허용을 개도국과 선진국 중간수준인 8.5%이내 유지 등이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우리 상품의 대중국 수출이 매년 10억달러 증가하고,수입은 3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전망하고 있다. 수출증대는 주로 관세율 인하폭이 크고 시장수요가 성장 추세에 있는 동업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장밋빛 전망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첨단기술 및 IT 산업분야의 비약적인 발전과 중화학공업분야의 현대화 추세로 볼 때,경공업제품에 이어 전자 통신 기계장비와 중화학 및 첨단기술분야마저 석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중국은 30여개의 독자적인 지방정부들이 연합해 구성된 '중화합중국'이라고 불릴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 점에 있어 중국은 더 이상 '잠자는 사자'가 아니다. 특히 농산물분야는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18.1%나 차지할 만큼 수출에 적극적이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고비용 저효율의 우리 농업부문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 동북지방의 양질의 값싼 단립종(자포니카 타입)쌀은 미국산보다도 더 위협적인 존재다. 노동집약적인 마늘 양파 등 채소류와 화훼류, 그리고 인삼 참깨 등 특용작물분야도 중국산에 의해 크게 공격당할 가능성이 있다. 위생조건만 제대로 갖춘다면 닭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분야도 방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인삼 송이버섯 등 특산물과 채소 과일분야에서 우리의 강점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또한 13억 인구의 중국은 이미 WTO 가입조건으로 막대한 양의 곡물수입을 반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제곡물시장에서의 수요폭발로 양곡가격의 앙등이 예상된다. 장차 연간 3천2백만톤 정도의 양곡 수입수요가 발생해 적어도 톤당 10∼40달러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량의 70% 이상을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조달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추가적인 재정부담은 불문가지다. 우리는 중국의 WTO 가입과 WTO 뉴라운드에 임하여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장단기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총체적으로 중국도 살고 우리도 사는 '윈-윈 전략'의 추구가 바람직하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과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 대책이 가장 시급한 분야는 농업부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과 자본집약적인 농업과 품질과 안전성 위주의 전략추진,그리고 국제경쟁력 향상대책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시급하다. 다른 한편 ①저가농산물의 수입대응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는 현행 종가세(ad valorem tariff)위주의 관세체계를 선진국형으로 품목별 특성에 따라 다양화하고 ②특정품목의 홍수수입 및 가격폭락에 대비한 특별긴급관세제도와 절차 및 방법을 개선,투명한 제도의 운영관행을 정립하며 ③원산지 표시제도와 동식물 검역,식품검사제도 및 장비도 더욱 과학화 현대화하고 ④2000년 중국산 마늘수입 사태를 참고해 무역마찰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쟁해결 절차와 투명성,그리고 전문인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⑤지자체와 협동조합 등 생산자단체의 기능·역할,제도·예산을 적극 지원해 WTO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고 있는 상당부분의 중앙정부조치들을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형으로 전환,지방 생산자단체들에 대폭 이양하는 한편 ⑥전통적으로 역사 교육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의 대중국 우호관계를 경제분야와 농업부문에 더욱 심화시켜 협력과 연대를 돈독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kimsh011@yahoo.co.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