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태 이후 `바이코리아'로 랠리를 주도해 온 외국인투자자들이 이제는 현.선물 시장을 동시에 휘저으며 국내 주식시장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은 단순히 현물시장에서 매수.매도하면서 주가를 움직이는게 아니라 유일한 매수세력으로 선.현물시장 양쪽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 롤러코스트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외국인에 휘둘리는 증시 6일 거래소시장은 미국 증시 폭등의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급등, 오전 한때710선을 뚫고 올라갔으나 외국인들이 오후들어 선물에서 대규모 매도를 펼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출회돼 하락세로 반전되는 등 혼조를 보였다. 미국 시장 급등 영향으로 오전 10시35분께는 27포인트까지 급등했으나 오후들어급락세를 타기시작, 1시26분께는 9포인트까지 밀려 하루 변동폭이 36포인트나 됐다. 이처럼 큰 일교차는 외국인의 선물포지션이 결정적이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3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으나 선물시장에서는 대규모 순매도로 시장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는 오후 12시20분께 7천700계약까지 올라갔고 이때문에 선물지수가 급락하면서 백워데이션이 발생, 지수관련 대형주 중심의 프로그램 매물이대거 쏟아져 급락장을 연출했다. 결국 외국인 선물 순매도는 오후 2시30분께 4천계약으로 줄어들면서 현물시장의지수 하락폭은 2%대로 폭이 좁혀졌으나 일반투자자들은 종잡을수 없는 시장움직임에갈피를 잡지못하고 마음졸여야 했다. 이때문에 증시 일각에서는 지수 급등으로 핵심 블루칩의 매물이 나오지않자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을 흔들어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한뒤 이를 흡수하는 전략을 취한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5일에도 외국인은 현.선물에서 동시 순매수하면서 5천억원이 넘는 대규모프로그램 매수주문을 유발해 지수를 연중 최대폭(38포인트)으로 폭등시켰다. 외국인들은 당시 오전 현물시장에서 순매수한 뒤 오후들어서는 선물시장에 집중,현.선물 가격차이(베이시스)를 콘탱고 상태로 돌리며 현물시장으로 프로그램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외국인 증시 장악력 지속전망 외국인들이 마음대로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기관이나 개인이 투자주체로서 제구실을 하지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단기 수익률을 쫓아 참새떼처럼 우왕좌왕하고 있어 결집력이 없고 기관은 연말을 맞아 펀드 환매물량이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매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의 경우 전날 3천20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함께 지수 급등을 견인했으나 이날은 1천700억원을 순매도했다. 따라서 외국인의 증시 장악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한증권 강보성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외국인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외국인의 매매자금과 외국인이 유발한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매매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안되며 시장의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 이들이 선호하는 주식을 매수한 뒤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