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산업정책연구원(IPS)이 4일 공동 발표한 2001 브랜드 자산 가치는 국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는 여전히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게 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 인터브랜드가 올해 평가한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6백89억달러(89조원 이상)에 달하는 반면 국내 최고인 삼성전자의 가치는 8조원,즉 10분의1에 불과하다. 기업가치,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정부 및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 기업별 편차 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 자산가치 1위인 삼성전자(8조8천2억원)와 2위 LG전자(3조6천7백25억원)의 가치 차이는 5조원이 넘는다. 19위인 현대상선(4천9백12억원)과 비교하면 18배가량 차이가 난다. 인터브랜드의 조사에서 세계 42위에 불과한 삼성전자와 대적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세계 10위권 기업인 AT&T의 브랜드 가치가 2백28억달러(29조6천억원)라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기업이 갈 길은 아직 멀다. ◇ 1조원 이상 기업은 6개 =브랜드 자산가치가 1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6개에 불과했다. 독점력이 강한 공기업을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곤 하지만 한국전력 정도를 빼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공기업이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정경원 디자인진흥원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선정됐지만 가까운 장래에 그와 같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않은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기업 모두 브랜드 경쟁력이 곧 상품경쟁력이자 국가경쟁력임을 인식하고 육성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점유율 1위가 가치도 독식 =산업정책연구원은 전기.전자 자동차 이동통신 할인점 인터넷포털 등 5개 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조사한 결과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은 브랜드 가치가 경쟁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동차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1조6백87억원)는 2위인 기아차(5천2백70억원)의 두배를 웃돌았다. 3위 대우차(3천53억원)보다는 3배 이상 많았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 SK텔레콤의 브랜드가치는 점유율 2위와 3위인 KTF와 LG텔레콤에 비해 최고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이 치열한 할인점에서도 신세계 이마트의 브랜드 가치는 1천5백65억원으로 농협 하나로클럽의 5백54억원, 한국까르푸의 5백15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포털사이트 비교에서는 '다음(Daum)'의 브랜드 가치가 14억원으로 '야후(Yahoo)'의 두배나 됐다. 3∼5위는 라이코스 네이버 네띠앙이 차례로 차지했다. 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장(성신여대 교수)은 "시장점유율 1위는 브랜드 가치도 높은 게 당연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격차가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1위 기업을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보다 강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