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 주요기업의 설비투자가 38조7천5백92억원으로 올해보다 5.8%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전기전자 정보통신업종의 설비투자는 10∼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은행은 전국 2천8백28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2년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설비투자 감소는 정보기술( IT)산업의 투자위축이 주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전기전자 등 IT 관련 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운수업도 미국 테러사건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무려 37.8%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자동차(18.6%) 철강(5.9%) 조선(9.2%) 석유화학(16.9%) 등 전통 제조업의 설비 투자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설비투자 축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 수요 부진을 꼽았다. 특히 섬유 석유화학 기계 조선업종은 설비 과잉이 여전히 애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홍승표 조사부장은 "조사시점이 경기가 불투명해 내년 투자계획을 유보 또는 확정하지 못했던 지난10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 설비투자가 조기에 호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