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10월중 예상을 뛰어넘어 기록적인12.8%의 증가를 보였다고 미 상무부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달 9.2% 하락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것이며 지난 92년 3월 미 정부가 지금의 기준으로 분석을 시작한 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또 내구재 주문이 월간으로 상승한 것도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내구재란 소비자가 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으로 컴퓨터, 자동차 및 항공기 등을 포함한다. 9.11 테러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수송 부문의 내구재 주문이 지난 10월 가장 크게 늘어나 38.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송 부문은 전달 16.2%의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항공기 주문은 전달 급락한 후 10월에는 무려 232.2%나 급증했다. 자동차 역시10월중 1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10월중 3.4% 증가해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늘어났다. 컴퓨터.전자제품은 9월에 8.6% 감소했던 것이 10월에 10.3% 상승으로 반전됐다. 반면 반도체는 전달 16.9% 증가했던 것이 10월에는 17.2% 하락했다. 철강을 포함한 기초금속 쪽도 2.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의 내구재 수요를 반영하는 선적의 경우 10월중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에는 10.5% 하락했다. 상무부는 29일 낸 별도 보고서에서 지난주 실업수당을 새로 청구한 미국인이 5만4천명 증가해 모두 48만8천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많은 기업이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테러 후유증으로 여전히 생산을 줄이고 인원도 삭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 하락에 따라 모기지율이 여전히 낮은데 영향받아 주택 신규구입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중 주택 신규구입은 0.2% 증가해 지난 4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의 내구재 주문 상승은 산업 생산이 10월에도 여전히 위축돼 있고 소비자신뢰도 지난 7년 6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실업률이 기록적인 5.4%에 달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다른 경제 지표들의 이같은 위축은 미 경제가 여전히 테러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경제조사국(NBER)은 지난 26일 미국이 3월부터 침체에 빠져들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