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기업협회가 '외국기업 지식재산권 보호센터'를 개설,내년부터 본격적인 가짜 외제품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는 보도다. 일이 이렇게 된 건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가짜가 범람하는 탓이다. 동대문시장의 가짜 명품이 문제가 된데다 며칠전엔 또다시 구치 루이 뷔통 등 외국 유명상표 도용 핸드백과 의류 등을 일본으로 밀수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물론 모조품 판매는 국내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에선 위조품 규모를 참다 못한 다국적사들이 지난해 이미 '외국기업 상표 보호위원회'를 결성하고 수백만달러를 들여 가짜상품 단속 활동을 벌였다. 결국 공안부가 가짜와의 전쟁에 나섰을 정도다. 루이뷔통 베르사체 페라가모 구치 샤넬등 유명브랜드 상점이 즐비한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옆 노점에서도 가게안 물건과 구분하기 어려운 모조품이 버젓이 팔린다. 국내의 경우 가짜가 급증하는 건 이른바 명품 열기 때문이다. 국내의 최고급 소비층은 3만∼10만명으로 이들이 타집단과의 차별화를 위해 해외 유명브랜드를 선호했으나 국내시장에 주목한 업체들이 TV드라마와 여성잡지 등을 통한 직ㆍ간접 광고공세를 펴면서 20대는 물론 10대 여성 사이에 집단유행으로 번지는 바람에 오리지널 매출은 물론 가짜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아무리 정교한 것도 1주일이면 '짝퉁'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복제기술도 한몫 한다. 1백만∼2백만원짜리 핸드백과 똑같은 신제품이 불과 1∼2주만에 등장,5만∼20만원에 팔린다. 지식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없어 애써 개발하면 금방 베끼는 통에 투자한 사람만 손해보는 풍토 또한 가짜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가짜가 난무하면 종국엔 신뢰를 잃고 급기야 국가 위상을 실추시켜 제조업자와 상인 모두 공멸한다. 외국기업들이 단속을 본격화하면 많은 중소업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당장의 손익에 급급하지 말고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제품이 좋아도 국내브랜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만 하지 말고 꾸준히 개발하고 홍보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