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aekyung.co.kr 취업시즌인지라 회사문턱이 닳을 정도로 후끈하다.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업환경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요즘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예산이 매우 타이트하게 짜여지는데 비용절감 후보 1순위가 교육예산이다. '인재 제일주의'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대표이사에 취임한 1995년 이후 교육예산을 삭감해 본 적은 없다. 오히려 충분히 늘려 잡지 않아 다시 조정을 해 주곤 했다. 기업경쟁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적자원이기 때문이다. '인재 제일주의'는 말만으로는 안된다. 직원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임원들에게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교육 후 남는 시간에 업무를 하라고 사장이 우기는 수밖에 없다. 부작용도 있다. 실력을 쌓은 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돼 갔다. 아무렇지도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몸값이 높아져 옮겨가는 것을 보며 위안을 삼을 수밖에…. 4년 전부터 미국 현지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미국에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런 과제를 주지 않고 3개월간 자유롭게 연수토록 한다. 물론 유급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내 최고 인기다. 해마다 10명 내외가 미국을 다녀오는데 드는 예산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연수결과를 보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샘솟는다. 우리의 유일한 경쟁력은 인적자원이다. 기업도 물론 열심히 직원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학교에서 충실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예산이 없으면 교육수준을 높일 수 없다. 교육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어려운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여입학제도 고려해 볼 만하지 않을까. 말로만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예산을 명확히 확보하지 않고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