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가 전세계로 확산된데다 미국 9.11테러 참사의 여파로 세계경기가 한층 더 얼어붙으면서 해외 수요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수출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보다 뒷걸음질 했다. 감소폭도 지난 6월부터는 한자릿수를 넘어 줄곧 15∼21%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들어서도 지난 8일까지 14.1%나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참사로 인한 불황이 11월 실적에서부터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큰 만큼 월말로 갈수록 수출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자원부 역시 미 테러 사태의 충격으로 미.일.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경제의 동반 침체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주력 시장에 대한 수출회복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출경기 호전을 위해선 전체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고 미국 등 주요 시장의 내수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최대 시장인 미국의 소비 수요는 당분간 냉각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 크리스마스 특수 시즌에 맞춰 판매할 소비재 제품에 대한 북미 지역 바이어들의 상품 주문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