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hyun@moge.go.kr "양주를 그냥 마시면 독하니까 맥주를 타서 마신다" 국회 청문회에서 나왔던 대화의 한 토막이다. 폭탄주를 몇 잔 했느냐,그때 취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이 국회 속기록에 등장할 정도로 우리의 음주문화는 짚어보아야 할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들 가운데서도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청소년들의 음주도 증가하는 등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폭탄주를 가리켜 우리의 독특한 칵테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원래 칵테일은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도록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양도 가볍게 한두 잔 정도로 적당히 즐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폭탄주는 대부분 단체적으로 강권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우리의 음주문화는 술을 즐기기보다는 취하기 위해 또는 억지로라도 취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마시도록 강요한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많다. 술자리의 발언이 계기가 돼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큰 소용돌이를 촉발하기도 하고,개인적으로 탄탄하던 지위에 큰 상처를 받는 사람도 생긴다. 성희롱사건의 40% 가량이 회식자리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5대 사망원인 중 간질환과 교통사고는 음주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얼마 안 있어 연말이 다가온다. 나라안팎의 여러가지 어려움이 겹친 금년에는 술자리를 자제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위스키의 본 고장인 영국에서 고마워할 정도로 수입량이 늘고 있는 양주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도 폭탄주는 삼가야 한다. 회식자리의 분위기 때문에 싫어하는 폭탄주나 못 이기는 술을 억지로 마시려는 사람들은 스스로 의문을 가져보자. "왜 마셔야지?"하고. 회오리주니,골프주니 하는 폭탄주 제조솜씨를 자랑하려는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에게 술을 강요하는 사람도 함께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질문이다.